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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 3대 세습

등록 2010-11-18 16:14

“남북관계보다는 한-미 관계에 주력해야 한다. 한-미 동맹 강화가 결국 안보도 보장하고 통일도 앞당긴다.” 대북 지원 등 남북관계 개선에 소극적인 사람들의 논리입니다.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기본바탕이기도 하지요.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최근 출간된 <정세현의 정세토크>를 보시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떨까요? 오늘만 해도 여러 가지 관련 뉴스가 있습니다. 우선 당국간 회담을 열어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논의하자는 북쪽 제의를 통일부가 거부했네요. “회담을 하려면 금강산 관광지구 안 남쪽 시설에 대한 동결·몰수 조처부터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지만, 결국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지요. 마침 오늘은 12년 전인 1998년 금광산관광이 시작된 날입니다. 사실 지금 남북관계는 냉전시절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아니, 더 못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가끔씩 고위급 회담이라도 열렸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못하니까요. 하지만 통일부가 펴낸 <2010 통일백서>는 기존 정책을 합리화하고 이전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네요.

 이런 가운데 북한의 3차 핵실험 준비설과 경수로 건설 주장이 솔솔 불거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사실상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요. 북한은 새로운 카드를 만들려고 하는데, 한·미는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형국입니다. 이렇게 해서는 핵 문제도 더 나빠질 수밖에 없지요.

 한-미 관계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는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살펴보면 잘 드러납니다. 기존 협정문 자체가 우리에게 불리한 것인데 미국이 그것마저 고쳐야 한다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자 결국은 그렇게 끌려가고 있네요. 정부 스스로 이제까지 행태에 대한 반성이 없는 게 더 큰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남북관계와 한-미 관계 모두 총체적으로 재검검해야 할 때입니다.

 이밖에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사장, 연말에 승진’, 삼성 경영 ‘3대 세습’ 본격화”라는 기사가 눈에 띄네요. 삼성의 이번 연말 인사가 ‘이재용 체제’ 구축을 위한 세대교체형 형태로 이뤄질 것임을 이 회장이 시사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삼성이 온갖 편법·탈법을 동원해 추구한 경영권 승계 시도가 최종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거지요. ‘3대 세습’이라고 하니까 최근 북한 정권의 후계자로 떠오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바로 떠오릅니다. 그런데 북쪽의 3대 권력 세습 움직임을 놓고 강하게 비난하던 언론들이 삼성의 3대 세습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네요. 어떤 신문은 비판은커녕 “‘21세기형 젊은 리더’ 이재용 시대 열리나”라는 제목까지 뽑았습니다.

[♣ 김지석 논설위원실장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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