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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불통 좌담회’

등록 2011-02-01 16:38

‘관제 대화’라는 비판을 받아온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좌담회에서 역시나 문제성 발언이 돌출됐군요. 오늘(1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연 ‘대통령과의 대화 - 2011 대한민국은!’이라는 제목의 방송좌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논란이 돼온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문제에 대해 백지상태에서 선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네요. 지난 대선 당시 ‘충남 지역에 구축하겠다’고 공약해놓고 오늘 방송에선 “대선 공약집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말해 충청권을 들끓게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선거 유세에서는 충청표를 얻으려고 제가 관심이 많았겠죠”라며 마치 남의 말 하듯이 던진 말도 도마에 오르고 있네요.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지역별 공약집인 ‘충청남도’ 편에서 “행정복합도시의 기능과 자족능력을 갖추기 위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연계하여 인구 50만의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해놓은 것이 분명한데도 발뺌을 한 셈이죠.

논란이 불거지자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해명에 나서 “질의답변을 예상치 못한 상황서 과비벨트 문제가 나왔다. 좌담회 방송을 마치고 대통령에 정확히 뜻이 뭔지 여쭤봤더니 ‘공약 백지화가 아니다. 합리적으로 하겠다는 말’이라고 정리해주셨다”고 했는데, 이미 엎질러진 물이 아닌가 싶군요.

이회창 선진당 대표는 “기가 차고 기가 막히기 짝이 없다. 이것이 과연 대한민국 대통령의 말인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의 배반과 배신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강한 톤으로 이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군요. 안희정 충남지사는 오후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 때 표를 의식한 발언이었으므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면 2007년 대선도 없던 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염홍철 대전시장은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고요.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세종시로 그만큼 상처를 줬으면 됐지 이번에 또 한번 충청민의 가슴에 상처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네요.

‘형님 권력’ 이상득 의원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경북지역 유치를 주장하고 정두언 최고위원은 이에 맞서 충청권 유치를 강조해 한나라당 내에서도 분란이 있던 차에 대통령이 기름을 부은 꼴이 됐군요.

과연 이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런 발언을 했을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네요. 아마도 이런 ‘사고’가 두려워 그토록 기자회견을 꺼렸나 봅니다.

이 대통령은 개헌 문제에 대해서도 올해 안에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 또 다른 불씨를 정치권에 던져넣었습니다. “17대 국회부터 연구해 놓은 게 많다”면서 “지금 하는데 여야가 머리만 맞대면 늦지 않다. 새로 시작할 게 없고 올해 하면 괜찮다”고 했네요.

“이 다음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시대에 맞지 않기 때문에 (개헌을) 해야 한다. 국회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 국가 미래를 위해 하라는 것이 제 주장이다”라고 개헌 논의에 힘을 실었습니다.

설 이후 개헌 의총을 준비하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에 힘을 실으려는 뜻이겠지만 아마도 또 다른 분란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구제역에 물가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 속시원한 얘기는 못해줄망정, 생각할수록 짜증나는 화제거리만 안겨주는 ‘불통좌담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설 잘 쇠시기 바랍니다...

김이택 편집국 수석부국장 ri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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