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왜냐면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의 의미와 과제

등록 2021-10-06 18:02수정 2021-10-07 02:33

[왜냐면] 임승달|국가균형발전과 국회세종의사당건립 비대위 상임대표

국회가 지난달 28일 본회의를 열어 세종특별자치시에 세종의사당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국회 세종의사당의 설치는 ‘정치의 지방화’ 시대를 연 매우 의미 있는 일로서 아래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 행정부와 입법부 간 물리적 이격으로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이 국회를 오가며 허비해온 예산과 시간을 줄여줄 것이다. 둘째, 세종시가 정치행정수도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충청권 메가시티의 중추로 기능하게 되어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하게 될 것이다. 셋째, 세종의사당 종사자의 대거 이주와 관련 기업, 이익단체, 언론사 등의 세종행 러시 그리고 하루 수천명에 이르는 국회 방문객의 소비활동으로 세종시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세종의사당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아직 많은 세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회 세종의사당의 설치와 운영, 그 밖에 필요한 세부 사항은 국회규칙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세종의사당의 이전 대상, 규모와 기능에 관한 것이다. 현재 이전 대상으로는 세종시에 있는 행정부처 관련 11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회사무처 일부, 입법조사처, 국회도서관 등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그간 국회의원들이 보인 기득권 고수 행태를 볼 때 이를 낙관할 수 없다. 만약 그들이 서울 국회 사무실을 지금처럼 주 사무실로 쓰고, 세종 분원 사무실은 세컨드오피스 정도로 사용한다면 입법부의 이원화로 인한 폐해만 노정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위헌 판결로 국회의 전부 이전이 어려워 차선으로 세종 분원을 설치하는 것이라면, 본회의 개최 등 국회의 상징적인 기능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은 세종으로 옮겨 세종의사당이 실질적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둘째, 세종의사당을 국격에 맞게 세계적 명품 건축물로 짓고 서울보다 더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국회 종사자들이 스스로 세종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유인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국회 예정 부지 인근에 국회타운을 조성하여 세종의사당 관련 종사자의 쾌적한 주거공간과 유관단체의 입지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국회의원들이 전국 지역구에서 세종의사당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오갈 수 있도록 케이티엑스(KTX) 세종역을 조기에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종시 정치수도화의 최대 걸림돌인 위헌 판결을 원천적으로 치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개헌을 하거나 대통령이 세종행정수도를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방법이 있으나, 이는 합의가 쉽지 않고 단시간에 이뤄질 수도 없다. 따라서 국민투표 없이 할 수 있는 차선의 방안의 강구가 필요하다. 이는 여야 합의로 기존 행복도시법을 개정하거나, 국회에서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다시 제정하여 헌법소원 제기 시 위헌 여부에 관한 판단을 다시 받아보는 것이다. 지금의 사회경제적 여건은 2004년 기존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위헌 결정을 받을 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므로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이미 세종시에는 많은 정부 부처가 이전되어 실질적 행정수도 기능을 담당하고 있고, 정치의 중심인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도 확정된 만큼 ‘수도=서울’이라는 ‘관습헌법’에 의한 기존 위헌논리가 궁색해졌다. 여론도 최근의 미디어리서치 조사(2020년 7월25일) 결과를 보면 찬성(48%) 비율이 높고,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구성도 보수 일색이던 당시와 다르다. 이러한 여건 변화를 감안할 때 새로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제정하더라도, 이에 대해 과거처럼 관습헌법 논리로 위헌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태년 전 원내대표도 대표연설에서 이를 제안한 바 있다. 현재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의지만 있다면 단독으로 법안 처리도 가능하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모두가 함께 꿈을 꾼다면 이는 현실이 될 수 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