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권덕철ㅣ보건복지부 장관
일상. 가족, 친구들과 자유롭게 식사하며 이야기의 꽃을 피우고, 매일 등교해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노는…. 이전에는 너무 당연해 소중한 줄 몰랐던 일상이다. 이제 한국은 이렇게 소중한, 그러나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확진 사례가 보고되고, 3월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 어느덧 2년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우리나라는 국경 차단과 지역 봉쇄 없이도 거리두기와 검사(Test)-추적(Trace)-치료(Treatment)의 3티(T) 전략 등으로 비교적 성공적으로 대처해왔다. 특히 차량이동형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와 같은 혁신과 병상·인력 등 확보를 위한 총력 대응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 인구 10만명당 누적 확진자 707명, 치명률 0.78%로 피해를 억제하는 성과를 냈다. 이 모든 성과는 우리 국민의 솔선수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희생과 함께 의료진, 의료 관계자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코로나라는 재난에 맞서는 우리 국민들의 연대 의식이 빛을 발한 것이다. 모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지만 현재의 코로나 대응 체계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네차례 유행 반복과 장기화, 델타 등 변이바이러스의 등장, 장기간 지속된 방역 조처 등으로 국민들의 피로감과 피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10월23일, 전국민의 70%의 백신 접종 완료로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국민들의 적극적 백신 접종은 그만큼 일상 회복에 대한 큰 열망을 보여준다. 예방접종의 뚜렷한 감염 및 사망 예방 효과를 고려하면, 70% 이상의 접종률은 일상 회복을 위한 든든한 토대가 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정부를 믿고 함께해주신 모든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새로운 일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그 첫 단추가 11월부터 시작되는 거리두기의 단계적 완화이다.
다만, 이런 변화가 국민 여러분의 기대를 당장 완벽히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방역 전환 이후 재확산을 경험한 국외 사례를 볼 때, 방역 완화는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조심스럽게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하에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 각계각층과 정부 각 부처가 참여하여, 함께 고민하고 토론해 단계적 일상 회복 이행 계획을 마련하였다.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이번 이행 계획은 점진적 방식으로 사회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역시 일시적인 확진자 수 증가를 겪을 수 있다. 정부는 이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중증도에 따라 적정 수준의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의료체계를 정비하고, 재택치료 체계도 더 정교하게 가다듬고 있다. 또한 현장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역학조사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등 업무를 효율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코로나로 인해 돌봄 공백이 발생한 아동·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 방안도 지속해서 모색 중이다.
일상 회복 과정은 기대보다 더딜 수 있다. 불편한 마스크 착용도 여전히 필수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보여준 연대 의식을 바탕으로 힘을 합친다면, 새로운 일상을 성공적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은 새로운 일상을 위해 우리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동참을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