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송영주 | 군산동고등학교 교장
‘여전히 특수학급 설치가 어렵습니다’라는 펼침막 문구를 들고 차별 없는 교육, 모두가 함께하는 통합교육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외침이 지난 1월 초 한 신문에 소개되었다. ‘일반 학교에는 장애학생도 있습니다’라는 글도 옆에 보였다.
세상은 궁극적으로 정의롭고 바람직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해 간다고 한다. 다만 그것을 위한 희생과 아픔의 대가, 실현까지의 시간이 문제일 뿐이다. 장애와 관련한 인식도 ‘정상과 비정상’에서 지금은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으로 바뀌었다. 장애학생을 포괄하는 통합교육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일반 학교에 통합학급을 설치·운영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통합학급 운영을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의 합의와 학생들의 장애 정도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는 아직까지도 많은 장애학생이 특수학교에서 그들만의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육의 측면에서는,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학생은 통합교육을 받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이는 장애학생, 비장애학생 모두의 교육 효용성을 담보한다. 장애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그들만의 교육을 받는 것은 바른 교육의 방향이 아니다. 반대로 비장애학생만 모여 교육을 받는 것도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학교가 모든 학생의 교육을 위해 세부적인 시설을 구축하고 지원하면 된다. 이미 보건실, 상담실 등이 구비되어 있는 만큼, 여기에 ‘통합지원실’ 정도를 추가하면 장애학생 교육이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은 없다고 본다. 장애가 심하다면 그 지원에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면 된다.
통합교육은 장애학생만을 위한 것이어서 일반 학생은 그들을 위해 양해 또는 희생을 한다는 개념이 아니다. 통합교육은 모든 학생을 위한 전환교육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특수교육에서 전환교육은 필수적 과정이다. 요즘에는 일반 학교 교육에서도 전환교육에 대한 반성적인 논의가 일고 있다. 이론 중심의 학교 교육을 뛰어넘어 사회적 전환을 위한 학습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이 사회는 그 자체로 통합교육이 모든 학생에게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장애학생의 전문적 교육 여건을 위해 특수학교 교육을 지지하며 교육을 받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연수 시간이 흘러, 특수학교 자체가 없는 외국의 사례에 공감하면서 깨달음을 얻었다. 모든 학생의 진정한 교육을 위해서라면 특수학교 운영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었다. 장애학생을 위한 전문적 교육 여건이 필요하다면 그 시설을 활용해 일반 학교에서 통합교육을 실시하면 된다. 다름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필요가 다양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학생 교육의 지향점이다. 일반 학생과 함께하며 장애가 극복되기도 하고, 장애학생과 어우러짐으로써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배우기도 한다. 특수학교 설립이 장애학생의 전문적인 교육을 위한 배려라고는 하지만, 일반 학생과 그들을 구분하겠다는 의지가 저변에 없었는지도 생각해볼 일이다. 특수학교 설립 위치 선정과 관련한 님비현상이 얼마 전에 있었다. 구별을 전제로 하는 특수학교 설립임에도 우리의 주거 지역에는 안 된다는 의식이 전면에 드러나고 말았다.
아이들의 교육은 모든 교육 대상자를 위한 보편교육, 통합교육으로 가야 한다. 특수학교는 굳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 일반 학생 옆에서 장애학생을 굳이 떼어낼 필요도 없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하여 의식의 고양과 올바른 정책 실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