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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0 16:09 수정 : 2005.02.20 16:09

이공계 박사장교 제도가 생길 것이라고 한다. 지금 이공계 문제의 본질은 이공계 기피 문제도 있지만 이공계인의 질이 낮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박사장교 제도를 포함한 이공계 병역특례 방안은 이공계인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이공계 박사장교 제도가 생길 것이라고 한다. 이공계 박사학위 소지자를 채용해 일정 기간 복무하게 한 후 본인이 원하면 계속 연장복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한다. 일단 이공계 박사장교 제도 도입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나는 이공계 박사장교 제도를 만들면 이공계 석사장교 제도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 쪽에서는 이공계 문제 해결을 위해 병역문제 혜택을 주는 연장선에서 이공계 박사제도를 고안한 것이라기보다, 이공계 박사과정을 마친 이들의 취업을 생각해서 박사장교를 만든 측면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공대 학생들은 군 복무를 마친 뒤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공계 학생들의 병역문제 혜택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면 박사학위 소지자가 대상이 아니라 박사과정 수료자를 대상으로 선발하거나 박사과정 재학생에게도 응시자격이 주어져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박사장교 제도가 실효를 갖추기 위해서는 이공계 병역특례의 연장선에서 생각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지금 이공계 문제의 본질은 이공계 기피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공계인의 수는 많으나 그 이공계인의 질이 낮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박사장교를 포함한 이공계 병역특례 방안은 이공계인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

현행 병역특례 제도 가운데 하나인 과학기술 요원 제도의 복무기간은 3년이다. 나는 이 기간이 더 짧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장기적으로 우수한 과학기술 요원에게는 복무기간을 감축해주고 과학적 능력이 뛰어난 인재에게는 아예 병역면제 혜택까지 부여해야 한다. 이런 정도의 파격적인 대우가 있어야 이공계 경쟁 열기가 올라가고 이공계인의 전반적인 질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공계 박사장교 제도가 도입된다면 박사장교 응시자격을 박사과정 재학생 혹은 박사과정 수료자까지 확대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공계 석·박사 장교의 복무기간은 1년 반 이하로 맞춰져야 한다.

현재 한국의 공과대학 학생들은 병역특례 제도 대신 학부에서 병역을 마치고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엄청난 국력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공대생들은 외국유학을 준비하느라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고 외국 학교에 귀중한 노동력을 보태주고 있다. 또한 수많은 인재들이 귀국하는 대신 외국 취업을 선택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도 한국으로서는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현실을 생각해 보면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에게는 국내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줘야 할 필요가 있다.

국내 이공계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이공계 대학원의 발전이 절실하다. 국내 이공계 대학원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와 각 기업의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 우수 학생을 잡기 위해서라면 우수 이공계 대학원생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고 이공계인들이 자기 기업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특별한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의 여건을 생각해 볼 때 인재와 인재가 가진 기술과 정보는 경제발전을 이끌 최대의 자원이며, 지금까지도 이것이 최대의 자원이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과 이공계 질 저하현상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아주 위험한 현상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이공계 발전을 위한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문제를 획기적이고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대책 대신 뭔가 부족한 대안만 제시하고 있어 안타깝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정부와 정치권은 확실한 결단으로 이공계 열기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곽호성/시민단체 ‘새로운 길’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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