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할머니들이 바라는 것은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명예회복이지 돈이 아니다. 1998년 5월에 한국 정부도 국민기금에 반대하여 피해자들에게 3150만원의 일시금을 지급한 바 있다. 설립 초기부터 피해자들을 분열시키고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하며 피해자들과 지원단체 사이를 이간시켜온 국민기금은 당장 해산되어야 한다.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한 일본 정부와 국민이 사죄와 반성을 드러내는 사업”이라고?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운운하는 그 이름이 아깝다. 일본은 “전시 성적 강제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촉진법안”을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정부 차원의 공식 배상에 즉각 나서라.★★★안이정선/‘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운영위원
왜냐면 |
일본 국민기금의 위선과 기만 |
일본 국민기금은 설립 초기부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피해자와 지원단체 사이를 이간시켜왔다. 국민기금쪽은 피해자들에게 주변 사람들을 동원하여 여러가지 회유와 협박을 일삼아왔다. 이 기금은 당장 해산되어야 한다.
전쟁이 여성에게 남긴 가장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상처는 성폭력일 것이다. 그 상처가 크고 깊은 만큼 피해자들은 그 상처를 드러내는 데도 그토록 오랜 세월, 반세기나 걸렸던 게 아닐까.
고 김학순 할머니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음을 밝힌 것이 1991년 8월이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한국 정부에 피해자로 등록된 사람은 215명이지만 그동안 돌아가신 할머니가 90명이 넘어 현재 생존자는 124명뿐이다. 이들은 모두 여든, 아흔에 이른 고령이며, 93년 이후 “일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 지원법”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심리적, 육체적 후유증을 안고 힘겹게 살고 있다.
대구에 살고 있는 심달연 할머니는 지난 6~7년 또다른 고통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다. 일본 정부가 95년 7월에 발족시킨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 국민기금’ 때문이었다. 글을 모르는 할머니께 평소에 알고 지내던 같은 성씨의 다른 피해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게 98년 11월이다. 그는 “내가 사람을 보낼 테니 시키는 대로만 하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하였고, 과연 며칠 뒤에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대구에 있는 다른 피해자의 남동생으로 할머니가 전에 몇 번 얼굴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할머니의 피해자 인정서를 비롯하여 주민등록증 복사본 등을 챙겼고 할머니의 나무도장을 새겨서 할머니께 은행통장을 새로 만들어 건네주기까지 하였다. 이리로 돈이 들어올 거라고 하면서. 할머니가 그것이 국민기금을 받는 데 필요한 서류였다는 사실을 안 것은 자신이 받지도 않은 국민기금을 받았다는 소문에 휩싸이며 손가락질을 받으면서였다.
대구에서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단체인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서 진상규명을 위해 나섰다. 할머니 본인과 대구의 최봉태 변호사가 위임장을 써서 일본의 요코타 유이치 변호사를 통하여 국민기금 쪽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였다.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할머니의 이름으로 국민기금이 지급되었는지 묻고, 서류가 거기에 있다면 그 반환을 요청하였지만, 본인이 아니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지난 2월14일 나는 할머니를 모시고 일본으로 건너가 요코타 변호사와 함께 마침내 국민기금 사무실을 찾아갔다. 그래서 이세 모모요 전무이사와 사이토 아키히로 총무부장, 그리고 프로그램 디렉터라는 직함의 마쓰다 미즈호를 만났는데, 그들의 답변은 놀라웠다. 할머니에 관한 모든 서류가 이곳 사무실에 도착해 있으며, 함께 제시된 통장사본의 계좌로 돈도 지급되었다는 것이었다. 본인을 확인하지도 않고 어떻게 돈을 주는가? 하지만 국민기금 쪽은 서류가 다 갖춰져 있으면 그것에 따라 절차가 진행될 뿐이라고, 한국에서 그 돈을 누가 받는지는 조사하지 않는다고 발뺌하였다.
국민기금 쪽은 한국의 피해자들에게 97년 1월부터 2002년 5월까지 한 사람당 보상금 200만엔과 의료복지 지원비로 300만엔, 그리고 총리 개인의 사과편지를 전하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과 대만, 필리핀의 피해자 총 285명에게 지급했다고만 밝힐 뿐 그 명단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기금 쪽은 피해자들에게 주변 사람들을 동원하여 회유와 협박을 일삼았으며, 중간 브로커들을 만들어냈고, 수고비 명목으로 몇백만원씩 가로채기를 예사로 하였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바라는 것은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명예회복이지 돈이 아니다. 1998년 5월에 한국 정부도 국민기금에 반대하여 피해자들에게 3150만원의 일시금을 지급한 바 있다. 설립 초기부터 피해자들을 분열시키고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하며 피해자들과 지원단체 사이를 이간시켜온 국민기금은 당장 해산되어야 한다.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한 일본 정부와 국민이 사죄와 반성을 드러내는 사업”이라고?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운운하는 그 이름이 아깝다. 일본은 “전시 성적 강제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촉진법안”을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정부 차원의 공식 배상에 즉각 나서라.★★★안이정선/‘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운영위원
피해자 할머니들이 바라는 것은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명예회복이지 돈이 아니다. 1998년 5월에 한국 정부도 국민기금에 반대하여 피해자들에게 3150만원의 일시금을 지급한 바 있다. 설립 초기부터 피해자들을 분열시키고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하며 피해자들과 지원단체 사이를 이간시켜온 국민기금은 당장 해산되어야 한다.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한 일본 정부와 국민이 사죄와 반성을 드러내는 사업”이라고?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운운하는 그 이름이 아깝다. 일본은 “전시 성적 강제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촉진법안”을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정부 차원의 공식 배상에 즉각 나서라.★★★안이정선/‘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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