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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3 16:25 수정 : 2005.03.23 16:25

현재 실시되고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대북 공격 예행연습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미국은 기동력과 정밀타격력을 핵심으로 하는 신군사전략을 한반도에 적용하려고 훈련을 하고 있다. 이는 긴장완화·평화통일이라는 우리 국민의 염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한-미 연합사는 대규모 미군 병력이 참가하는 2005 ‘한-미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을 ‘독수리 연습’과 연계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3월19일부터 25일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벌인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사는 ‘전쟁을 억제하고 방어에 중심을 둔 예방 훈련’이며 ‘병력과 무기는 예년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부대의 규모와 무기의 성격을 보면 연합사의 주장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이번 훈련에는 한반도 유사시 제일 먼저 투입될 항공모함 키티호크가 F-18 슈퍼호넷을 비롯한 60여대의 최신예 전투기를 싣고서 일주일 동안 한반도에 머물며 훈련에 참가한다. 또 진해와 평택항에 항모전단 구축함 빈센트호를 비롯한 6척의 함정도 들어와 훈련에 합류하였다. 나아가 최신예 무기로 중무장한 신속 기동타격 부대인 스트라이커 부대를 미국 본토에서 한반도로 투입하고,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해병대와 주한미군을 포함하여 1만7천명의 미군 병력이 참가한다. 따라서 이번 훈련은 한-미 연합사가 밝히듯 ‘방어에 중심을 둔 예방 훈련’이 아니며, 미군의 정밀타격 능력을 앞세워 북한 및 아시아·태평양지역 어디에나 신속하게 작전에 투입하기 위한 공격적인 기동훈련이다.

또한 이번 훈련의 형태도 예년과 다르다. 연합훈련을 앞둔 지난 2월 말부터 3월8일까지 주한미군 2사단 제1여단 전투팀이 중무장한 슈퍼여단으로 편제된 이후 주한미군은 휴전선 근처에서 대규모 야전훈련을 한 바 있다. 이 훈련에서 주한미군은 브래들리 장갑차, 최신예 에이브럼스 탱크 등 수백대의 전투차량을 동원해 임진강에서 도하훈련을 벌였다. 그리고 연이어 대규모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한다는 것은 북에 대한 무력시위이자 대북 군사적 공격을 위한 예행연습으로밖에 볼 수 없다.

아울러 주한미군은 지난해 움직이는 목표물을 찾아 ‘족집게 공격’을 할 수 있는 첨단 자탄을 장착한 ‘에이태큼스 블록 미사일Ⅱ’를 미 2사단에 배치하는 등 타격 중심의 전력 증강을 꾀하고 있고, 미 2사단을 원거리 작전능력과 정밀 타격력을 갖춘 이른바 첨단무기 중심의 ‘미래형 사단’(UEX) 변환을 올 여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이렇게 미국은 첨단 공격무기로 주한미군 전력을 증강하고 주한미군의 군 구조를 변환하는 가운데, 기동력과 정밀 타격력을 핵심으로 하는 신군사전략을 한반도에 적용하기 위해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군사훈련은 북한의 지난 ‘2·10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와 6자 회담 불참을 선언한 직후 북-미 관계가 날카롭게 대립한 가운데 벌어짐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이번 연합훈련을 두고 북한이 “미국은 대화와 평화의 가면을 벗어 던지고 자기의 침략적 본성을 다시금 스스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앞에서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내세우고 뒤에서는 북에 대한 선제공격 연습을 강화하는 미국의 이중적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이번 군사훈련은 6·15 공동선언 5돌이 되는 올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통일을 이루려는 우리 겨레의 염원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경아/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화군축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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