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우/한국청년연합회대구본부(대구KYC) 공동대표
왜냐면 |
독도사태 배후와 과거사청산 |
국민 대다수가 반일감정을 갖고 있는 반면 미국에 대해선 우호적인 이들이 다수다. 하지만 일본의 배후에 항상 미국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해야 한다. 또 암울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의 과거를 드러내고 치부와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일본의 경거망동은 도를 넘어도 한참이나 넘어선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전국은 아직도 분노로 들끓고 있고 연일 매스컴은 독도 관련 뉴스로 도배를 하고 있다시피 하다. 한국인으로서 분노하고 일본을 규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겠지만 과연 일본을 향해 삿대질하는 것만으로, 혈서를 쓰고 일장기를 불태우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하는 지점에 이르면 솔직히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어쩌면 일본의 망동은 우리 스스로가 자초해 왔는지 모른다.
박정희 독재정권에 의해 1965년의 한일협정이 졸속적 굴욕적으로 맺어졌다는 사실은 서서히 베일을 벗고 그 본질적 모습을 백일하에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배달겨레의 역사에서 일시적으로 국권을 상실했었다는 사실보다 해방된 조국에서 일본군 장교 출신 ‘다카기 마사오’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더 수치스러워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 이후에도 정통성이 취약했던 군사독재정권은 민주주의 진전을 억압하며 비굴하리만치 외세, 특히 미국과 일본에 기대어 정권의 안정과 유지를 도모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공이라는 전가의 보도는 그런 본질을 숨기고 호도하는 데 안성맞춤인 지배이데올로기로 기능하였다. 그랬기 때문에, 반성은커녕 적반하장식의 궤변을 늘어놓는 일본의 오만불손에 대해 어느 정권도 제대로 항의하거나 맞대응을 하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 늦었지만 이제라도 반성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아직도 이념성향과는 무관하게 국민 대다수가 반일감정을 가지고 있는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국민들이 다수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일본의 배후에는 항상 미국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파해야 한다. 작금의 독도문제에 대한 미국의 어정쩡한, 아니 오히려 일본 편을 드는 듯한 태도는 우리로 하여금 미국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사실 일본의 조선에 대한 식민지배는 ‘가쓰라태프트밀약’ 등 미국의 묵인 내지는 지원이 있었기에 현실화할 수 있었다. 종전 후 일본의 전범국으로서의 책임을 제멋대로 면책시켜준 것도 바로 미국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과거에는 공산주의 소련에 대항하기 위한 필요에 의해, 지금은 대륙세력인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을 ‘한-미-일 삼각동맹체제’로 묶어서 활용하고자 하는바, 일본은 미국의 암묵적 동의 아래 군사대국화를 통한 군국주의 부활과 팽창주의를 노골적으로 획책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막전 막후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과거사 문제가 왜 중차대한 과제로 주어져 있는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깨달아야 한다. 내부적(국내적)으로나 외부적(국제적)으로나 중요하기는 매한가지다. 왜곡되고 은폐된 과거사는 망령처럼 되살아나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며 밝은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의 발목을 잡고야 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한다. 결국 과거사문제는 결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아니 확실히 우리의 ‘미래에 관한 문제’라는 중대한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과거사는 ‘미래 역사가의 몫’이 아니라 ‘당대 우리 자신들의 문제요 과제’임을 직시해야 하는 것이다.
암울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치부와 환부를 철저히 도려내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과거의 어두운 유산과 망령에서 해방될 수 있고, 비로소 새로운 희망의 미래를 열어젖힐 수 있을 것이다.
이홍우/한국청년연합회대구본부(대구KYC) 공동대표
이홍우/한국청년연합회대구본부(대구KYC)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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