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낙동강이 녹조 비상이다. 녹조는 간에 독성 있는 마이크로시스틴을 분비하므로 수돗물의 질을 위협한다. 수질당국은 낙동강의 정수장에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있어 별문제가 없으며, 비가 오든지 기온이 내려가면 녹조는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낙동강에 무슨 천재지변이 없는 한 내년에도 다음해에도 녹조는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녹조는 살아있을 때 마이크로시스틴을 분비한다. 녹조가 죽으면 어찌되는가? 정상적인 강물은 흐르는 것이며, 때로는 홍수가 나서 펄을 쓸어 내려가고, 그러면 강바닥에는 모래가 남는다. 몇십 센티미터 두께의 모래 속에는 각종 수생곤충과 미생물이 터널을 뚫고 살며, 수심이 깊지 않아 공기중 산소의 보급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물속의 유기물을 먹고 분해한다. 이 곤충과 미생물들의 먹이활동을 사람의 입장에서는 강의 자정작용(저절로 깨끗해짐)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해과정에서는 유해한 물질이 생기지 않는다.
4대강 공사를 하면서 강바닥의 모래를 다 걷어냈다. 그 강바닥에 녹조와 죽은 유기물이 해마다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흐르는 강에서는 유기물이 쓸려 내려가기도 하지만 지금의 합천창녕보 바닥에는 유기물을 먹어버릴 수생곤충도 없고 그렇다고 쓸려 내려가지도 않는다. 수심은 깊어지고 물은 수직적 움직임을 잃어 공기의 산소가 바닥에 이르지 못하여 강바닥의 유기물은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분해되면서 ‘부패’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체에 해로운 여러 가지 물질이 생긴다.
지금 낙동강에 나타난 녹조현상은 완화될 것이다. 낙동강에 보를 만든 사람도, 수질관리 책임자도 언젠가는 그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다. 그와 함께 해마다 강바닥에 쌓일 녹조의 죽은 유기물도 아무 탈 없이 지나가 주기만을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강물을 예전처럼 흐르게 하는 수밖에 없다. 녹조가 생기지 않는 상류의 맑은 물은 가두어둘 수 있지만, 인간의 온갖 욕망의 쓰레기가 담긴 하류의 물은 그냥 흐르게 두어야 한다. 우리가 자연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 자연은 몸살을 앓고 누워버리는 것이다.
양운진 경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이슈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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