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청문회를 시작하면서 국민과 국회의원과 기자들한테 바짝 엎드려 사과하는 것을 보고 서글픈 생각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임명직에서는 최고의 자리인 국무총리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의 모습이 저 모양인데, 과연 나라가 어디로 굴러갈지 심히 걱정되었습니다. 당당하지 못하고 어쩜 저렇게 비굴하게 보여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국민의 의무 중 한가지인 병역의무에서 1971년에 갑종(1급 현역 입영 대상자)을 받았는데 어떻게 4~5년 후 다시 4급으로 판정을 받을 수 있었는지 일반 국민들은 이해가 안 됩니다.
기자들을 협박한 발언이 담긴 녹취록은 후보자의 도덕성 및 언론관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칼을 가진 자가 칼날을 쥔 자를 협박하는 매우 비도덕적인 사고 행태입니다. 아파트를 사고팔아서 돈을 번 것은 투기가 아니고 정당한 것이라고 강변하는 모습도 구차한 변명으로 들립니다.
건강보험료 문제도 떳떳하지 못합니다. 가진 자가 어떻게 해서라도 가진 것을 숨겨 아끼려고 한다면, 가난한 서민들은 어디서 돈을 구해 보험료를 내야 하나요?
노나라의 재상 공의휴는 어떤 사람이 자신이 생선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생선을 선물했으나 받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김영란법과 같이 관리는 어떤 선물이라도 받으면 해임되기 때문에 공의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받을 수 없다. 나는 생선을 사 먹을 수 있는 봉록을 받고 있는데 그것을 받고 해임되면 과연 누가 나한테 생선을 갖다 주겠는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고 했는데, 과연 그럴까요? 우리에게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관리가 없을까요?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질문과 그들의 태도를 보면서 그들이 과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인지 총리 후보자의 들러리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그가 총리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더 올라가려고 하지 말고 이제는 내려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임종순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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