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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죄송하지 않습니다 / 김병우

등록 2015-05-04 18:39수정 2015-05-04 18:39

최근 연예계에서는 옹달샘(개그맨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이 핫이슈다. 과거에 인터넷 방송에서 여성 비하와 삼풍백화점 사고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내뱉었던 것이 논란을 만들었다. 많은 네티즌이 옹달샘을 비난하며 방송퇴출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그들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연신 “죄송합니다. 경솔했습니다. 반성합니다”를 말했지만 네티즌은 자비를 베풀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해피엔딩일 확률이 크다. 차후 경과를 지켜보아야겠지만 그들의 재빠른 대처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태도는 먼 훗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마침 비슷한 때에 정계에서도 정말 큰 이슈가 발생했다. 자원외교 비리 관련 검찰의 조사를 받던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이 의문의 리스트를 남긴 채 자살을 한 것이다. 불법대선자금과 관련된 이 리스트에는 현 대통령의 최측근이거나 측근이었던 인물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조직해 조사를 시작했고, 논란이 커지자 리스트 멤버 이완구 총리는 얼마 전 목숨을 내놓고(?) 사퇴했다. 그밖에 나머지 리스트 멤버들도 곧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 수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아직까지 그들이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나는 이 사건의 결말이 배드엔딩임을 예측할 수 있다. 왜냐하면 사건이 발생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이에 대해 누구도 사과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사건이 터지자 소속 정당에선 재빨리 리스트 인물들과 거리를 두었다. 정당 대표는 엄격한 수사를 요구하지만 사과는 한마디도 없다. 게다가 자신의 측근들이 연루된 이 사건의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 또한 아무런 사과가 없다는 것이다.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 국회의 혼란과 갈등을 만든 이 사건에 대해 대통령은 리더로서 국민들께 사과를 해야 한다. 하지만 사과는커녕 전 정부의 특별사면 이야기를 꺼내며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했건만. 사회의 지도층이란 사람들이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연신 “죄송하지 않습니다”를 외친다. 사회를 이끄는 지도층이 이런데 하물며 이 사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겠는가. 이러한 세태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아시아의 강국, 고성장 국가가 아닌 사과를 모르는 국가, 즉 ‘죄송하지 않은 국가’일 것이다.

김병우 경기 평택시 용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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