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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카자흐스탄에 방치된 홍범도 장군 묘소 / 김상욱

등록 2016-09-12 18:12수정 2016-09-12 20:19

김상욱
유라시아고려인연구소 수석연구원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 크질오르다에 있는 홍범도 장군 묘소. 보도블록 틈 사이로 잡초가 무성하다. 사진제공 김상욱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 크질오르다에 있는 홍범도 장군 묘소. 보도블록 틈 사이로 잡초가 무성하다. 사진제공 김상욱
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 크질오르다를 다녀왔다.

중앙아시아의 벼 생산 중심지로 유명한 이 도시 주변에는 고려인들이 건설한 많은 집단농장(콜호스)들이 있다. 이곳은 항일 독립운동의 전설적인 영웅,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모셔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항일독립투사 홍범도 장군은 당시, 동포들과 함께 이곳으로 이주해 말년에 조선극장의 경비 책임을 맡으시다 운명하셨다.

그 후 홍범도 장군은 조선극장 무대에서 연극 ‘홍범도’로 다시 부활하여 고려인 동포들의 가슴속에 살아왔다. 한-소 수교 이후에는 우리 정부가 주도한 홍범도 장군의 묘소 성역화 사업으로 동포들과 현지인들의 기억 속에 다시 살아났고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일 방문한 홍범도 장군의 묘소는 잡초와 무너진 울타리, 깨진 보도블록, 빛바랜 안내판으로 방문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문득, 이 앞을 지나다니는 현지인들은 이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순간 얼굴이 뜨거워졌다. 현지 정부는 크질오르다의 한 거리를 ‘홍범도 거리’로 명명하기까지 했는데, 우리는 그분의 묘소 앞 잡초도 뽑지 못할 정도로 무관심하다.

카자흐스탄에는 동포단체의 활동이 왕성하고, ‘독립유공자후손회’도 조직되어 있어서 매년 10월이면 보훈처의 예산 지원으로 ‘순국선열의 날’ 행사를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는 10월25일은 홍범도 장군의 서거 73주기이다. 그의 묘소가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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