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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사색의 가을, 더불어 사는 걷기의 행복 / 황용필

등록 2016-10-24 18:16수정 2016-10-24 18:58

황용필
스포츠 칼럼니스트, 성균관대 초빙교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주변에서 나를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이 높은 사회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행복은 소득이 아니라 관계라는 말이다. 소득수준이 일정 단계에 오르면 국내총생산(GDP) 10% 증가에 따른 행복지수 상승폭은 10점 만점에 0.03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행복은 경제적(26%), 건강수명(19%)보다 인간관계와 같은 사회적 지원(30%)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수십년간 경제성장에 몰두하는 동안 국민소득 지표들은 높아졌으나 삶의 만족도, 행복지수는 매우 낮은 상태다. 유엔이 발표한 ‘2016세계행복보고서’에 나타난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157개국 중 58위로 조사됐다. 또한 최근 아웃도어 한 업체가 물은 ‘한국인 마음의 온도’ 역시 평균 영하 13.7도로 싸늘했다. 치열한 경쟁과 경제 불황, 각박한 세상사에 지친 사람들의 행복은 생산적 복지나 공적시스템이 담당하기엔 한계다. 일과 건강 못지않게 사회적 연대의식 공간으로서 이웃공동체는 가족과 정부, 지자체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더불어 사는 공간, 상부상조의 공간이기에 더욱더 중요시되는 곳이다. 보건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미국 내 히스패닉들의 수명이 다른 인종들보다 상대적으로 길게 나타나고, 펜실베이니아주 이탈리아 마을 로제토 사람들이 다른 곳에 비해 장수하는 비결은 모두 공동체의 관계 때문으로 나타났다.

혹독했던 지난여름 무더위 속 도심 저녁 풍경을 기억한다. 꼭꼭 문을 닫고 에어컨에 의지하는 밀실의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연신 부채질을 해대면서도 대문 밖에서 나와 마실하는 광장 사람들의 풍경.

인생에서 의지할 사람이 10%만 추가로 생겨도 국민들의 생활만족도는 임금을 50% 올렸을 때와 맞먹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걷기는 익명의 섬 도시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더불어 살기’의 표현이다.

그것은 행복 호르몬 도파민을 자극하는 사람들의 이동공동체이다.

하루만 안 보여도 궁금해 안부를 묻는 것이 산책길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사람이라 불릴 수 있을까?” 노벨문학상 시인 밥 딜런이 묻는다면 답은 불어오는 가을바람 속에 있다. “가을바람 속에 하루 족히 만보를 걷게나! 걸으면 생각도 따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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