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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공인인증서 폐지, 이용자의 인증서 선택은? / 이기혁

등록 2020-12-09 18:19수정 2020-12-10 02:39

이기혁 ㅣ 중앙대 융합보안학과 교수

공인인증제도가 올해 12월10일 막을 내린다. 인증시장은 완전경쟁체제에 돌입한다. 혁신적이고 새로운 인증서비스를 장려하며 고객의 인증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이다.

공인인증제도의 처음과 끝을 함께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소회를 몇 자 적어본다.

첫째, 인증 환경에서 ‘다다익선’이 좋을까? 다양한 인증서비스의 출현은 인증 수단의 중복과 난립으로 인한 고객 피로도 증가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인증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가설 것이고, 결국 2~5개 인증서비스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한다.

둘째, 인증서는 불편하다? 인증서는 필요악이다? 공인인증제도의 폐지는 ‘인증서의 실패’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필자는 인증서에 대한 뿌리 깊은 오해를 불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인증서는 신원 확인, 전자거래의 완결성 보장을 위해 공인인증제도의 폐지와 무관하게 온라인 환경에서 활용되어야 할 필요선(必要善)이다.

‘인증서를 이용하는’ 행위는 고객과 이용기관 사이에 ‘전문 기관과 안전성을 함께 보장’하는 효력을 부여한다. 공인인증서가 쌓아온 ‘신뢰의 메커니즘’은 ‘인증서’ 구조하에서 여전히 향유할 수 있는 혜택이다.

공인인증서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플러그인의 무분별한 설치에서 기인해왔다. 그러나 이는 ‘인증서 이용’의 필수 요소가 아니다. 금융결제원을 필두로 플러그인 설치가 불필요한 브라우저 인증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나 홍보 부재 등으로 확산이 지연된 점이 아쉽다.

필자는 뉴노멀 시대를 대비하는 다양한 인증모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며 주시해온 바 있다. 다가오는 변화를 함께 맞이하자는 의미에서 국민이 참고할 만한 인증서비스 선택 기준을 제시하자면 첫째는 철저한 신원 확인이고 둘째는 이동 편의성을 들 수 있다.

우선 철저한 신원 확인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까다로운 절차로 고객의 불만, 거부감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안전한 신원 확인’이라는 최초 1회의 허들을 넘어선다면 공인인증제도에 버금가는 신뢰의 메커니즘 형성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또한 모바일 채널에 집중하는 최근 인증서비스의 한계를 뛰어넘어 피시와 스마트폰, 모바일 앱 간 유연한 이동 가능성이 보장되어야 진정 편의를 고려하는 모델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금융결제원이 은행, 서민금융회사 등과 함께 개발한 금융인증서비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서비스 정책 개선에 집중하여 인증서를 금융결제원 클라우드 저장소에 발급하는 새로운 모델이라고 한다. 별도 앱, 프로그램 설치 없이 클라우드에 접속하는 기기라면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증서 춘추전국시대에 고려할 만한 괜찮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이제 인증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선택권이 주어졌다. 온라인 인증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충분히 고민하여 현명한 선택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며, 공인인증제도의 폐지가 대한민국 비대면 환경을 더욱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는 계기로 기억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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