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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2050 탄소중립을 위한 탄소농사 / 최우정

등록 2021-01-13 18:53수정 2021-01-14 02:38

최우정ㅣ전남대 교수(기후변화대응농생명연구소 소장)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는 국가 생존전략이지만, 실현은 쉽지 않다.” 지난달 7일 당정협의회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발언 중 일부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에 의존해서 발전해온 세계 경제의 틀에서 탄소중립은 당연히 쉬울 수가 없다. 김 원내대표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해 경제구조 저탄소화, 저탄소 산업생태계 조성, 그리고 국민과 기업 참여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어디에서도 농업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농업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음을 말한다.

농업은 무엇인가? 농업은 광합성 산업이다. 광합성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직접 이용할 수 없는 빛 에너지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하여 인간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탄수화물과 화학에너지를 생산하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이산화탄소는 무엇인가? 바로 2050 탄소중립을 위해 배출을 줄여야 하는 온실가스다. 그렇다면 광합성을 많이 하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것 아닌가?

탄소는 화학적으로 다양한 원소와 결합하여 생명체에 필요한 매우 복잡한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원소다. 그래서 탄소는 이곳저곳으로 끊임없이 순환된다. 우리가 존경하는 세종대왕과 같은 위대한 인물의 몸속에 있었던 탄소가 지금 우리 몸의 일부로 존재한다는 상상을 한다면 조금 짜릿하지 않을까? 그러면 탄소는 어떻게 순환되는가? 바로 흙 속에서 분해가 되어 이산화탄소로 공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가능해진다.

바로 이 지점에서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농업의 역할을 찾을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보다 흙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약 10배 정도 많다. 이것은 인간이 흙을 잘 관리하여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10%만 줄이더라도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토양은 유기물 함량이 낮아서 많은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토양에 탄소가 많으면 토양의 성질이 좋아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저탄소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것도 좋다. 경제적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의 해결책이 오로지 한가지만 있을 수는 없다. 토양에 탄소를 더 많이 저장하면 2050 탄소중립 실현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이 당초 정부안보다 늘어나서 작년 대비 3.2% 증액되었다. 농업 재해와 기후변화 대비 등의 예산이 증액된 것으로 보도되지만, 사실상 피해 보상 중심으로 증액되어 너무 수동적이다. 공익형 직불제를 통해 농민들이 토양에 탄소를 저장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탄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조금 더 과감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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