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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표정 관리

등록 2006-02-08 21:51수정 2006-02-08 21:51

유레카
인간의 몸에는 178개의 근육이 있는데 그 중 3분의 1에 가까운 50개가 얼굴에 모여 있다고 한다. 사람의 얼굴 표정은 이 얼굴 근육의 수축을 통해 일어난다. 얼굴이 움직일 때 일어나는 근육의 수축은 파동치는 물결처럼 피부 속 진피에 전달되고 진피 속 미세 세포들은 다시 수천개의 수축으로 대응을 하면서 표정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은 대부분 평소에는 얼굴 근육의 극히 일부분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특별히 고안된 안면체조 등을 통해 사원들의 표정 훈련을 시키는 회사도 있다. 손님들 앞에서 늘 웃는 모습을 보이려는 일종의 ‘표정 관리’ 노력이다.

그러나 표정 관리에도 허점은 있게 마련이다. 심리학자인 폴 에크먼은 이를 ‘비언어적 누출’이라고 이름붙였다. 한 사람의 진정한 마음은 얼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눈깜빡임 따위의 작은 신체 동작, 목소리 주파수의 변화 등 비언어적 단서들을 통해 드러난다는 이야기다.

엊그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 화제다. 평소의 당차고 냉정하며, 때로는 표독스럽다는 평까지 받던 표정과는 달리 겸손하고 온화한 모습으로 180도 변신했다. 문제는 유 내정자의 이런 표정 변화를 여야 인사청문회 위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그의 변신에 후한 점수를 주었지만, 한나라당 쪽은 “일시적인 위장”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린다 실카라는 학자의 연구실험 결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인상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취하고 불일치하는 정보를 무시함으로써 이미 형성된 인상의 일관성을 유지하려 한다. 다만 변화가 극적이고 분명하며, 다른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을 때는 변한 인상을 수용하기도 한다. 유 내정자의 변신은 매우 극적이긴 하지만 ‘의도가 분명한 일시적인 표정관리’일 뿐이라는 야당 의원들의 의구심을 지우지는 못한 듯싶다.

김종구 논설위원 kj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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