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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마이 웨이> / 권태호

등록 2022-04-17 15:38수정 2022-04-18 02:40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장관 후보 지명이 마무리됐다. ‘서육남’(서울대, 60대, 남성), ‘남영동’(남성, 영남, 동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전에도 새 정부 첫 내각 인선에는 늘 비슷한 지적과 조어가 생겨났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박근혜 정부의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등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의 인사는 이전과도 좀 더 다르다. 이전 정부들은 ‘그건 아니다’고 변명을 하거나 외형적으로라도 균형을 맞추려 애쓰는 척이라도 했고, 또 ‘내 편’이긴 했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처음부터 “안배는 없다”고 ‘당당하게’ 밝히고, “실력만 봤다”는데 ‘실력’은 안 보이고, ‘인연’만 보인다. 그래서 ‘마이 웨이’(My way) 인사로 불린다. <중앙일보> 4월14일치 1면 톱 제목은 ‘윤 당선인 ‘마이웨이’ 인사’다. <동아일보> 15일치 사설 제목은 ‘국정비전·균형감·참신함 안 보이는 마이웨이 조각’이다. 윤 당선자는 ‘최측근’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 ‘40년 지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적극 옹호(“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 17일)를 통해 거듭 ‘마이 웨이’ 직진을 고수했다.

‘마이 웨이’는 ‘내 방식대로’, ‘내 맘대로’라는 뜻이다. 우리에겐 프랭크 시나트라의 명곡(1969)으로 익숙하다. 원래는 1967년 발표된 샹송이었는데, 폴 앵카가 영어 가사를 붙여 당시 이혼과 영화사업 실패로 은퇴하려던 시나트라에게 내밀며 재기를 도왔다. 시나트라를 생각하며 가사를 썼는데, 정작 시나트라는 가사가 너무 자기중심적이라 싫어했다 한다.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지난 삶을 돌아보는 내용이어서, 영국에선 장례식장에서 가장 많이 트는 곡이라 한다. 프로야구 투수 박철순이 부상 이후, ‘불사조’로 불릴 때 등판 때마다 그라운드에 울려퍼진 곡이기도 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부부가 대통령 취임식 당일 무도회에서 춤출 때, 배경음악으로 택한 곡이기도 하다.

<마이 웨이> 가사 일부다. “이제 끝이 가까워졌네, 내 인생 마지막 막이 내려가려 하네/(…)간혹 후회되는 것도 있지만, 입밖으로 낼 만큼 대단한 건 아냐/(…)뭣보다 중요한 건 난 내 방식대로(내 맘대로) 했다는 거야.”

권태호 논설위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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