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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PGA와 ‘돈 전쟁’ / 김창금

등록 2022-08-28 18:00수정 2022-08-29 02:41

신생 ‘리브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와 미국프로골프(PGA)의 쩐의 전쟁. 김재욱 화백
신생 ‘리브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와 미국프로골프(PGA)의 쩐의 전쟁. 김재욱 화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후원을 받는 신생 리브(LIV)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의 등장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리브 투어의 ‘물량 공세’에 기존 피지에이 선수들의 이탈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투어 첫 대회를 치른 리브 인비테이셔널은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비롯해 세계 랭킹 150위 안의 선수 가운데 30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필 미컬슨,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등 피지에이의 간판선수들이 이적했다. 이들은 각자 계약금으로 1억달러(1333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8개 투어에 걸린 대회별 상금이 2500만달러(333억원)이고, 48명이 출전해 컷 탈락 걱정 없이 3라운드만 펼치면 되는 시스템이어서 피지에이 선수들의 추가 탈출이 예상되고 있다.

피지에이는 리브 투어로 옮긴 회원들의 피지에이 투어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등 징계로 맞서고 있다. 세계 랭킹 포인트를 부여하지 않고, 라이더컵이나 프레지던츠컵 등의 단체전에서도 배제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제이 모너핸 피지에이 총재는 “리브 투어가 돈으로 골프 경기를 사려 하고 있다”고 했고, 리브 쪽의 7억달러 영입 제안을 거절한 타이거 우즈도 피지에이 투어에 등을 돌리는 선수들을 비판했다.

그런데 피지에이 투어도 ‘금력’을 휘두르는 리브를 닮아가고 있다. 피지에이 투어는 지난주 톱20 선수에게 연간 1억달러를 배분하고, 대회 출전 횟수 부담을 줄여주는 개선안을 발표했다. 하위권 선수라도 조건을 충족하면 최소 50만달러의 수입을 보장받도록 했다.

피지에이 투어 독점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은 선수들한테 ‘꽃놀이패’다. 피지에이에 남아도, 떠나도 크게 한몫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역사와 전통을 앞세워 리브와 맞섰던 피지에이 투어의 초기 대응은 일관성을 잃게 됐다. 피지에이 투어의 자선기금 모금과 지역사회 기여 등의 이미지도 퇴색하게 됐다.

프로 스포츠가 돈을 좇아 움직이는 것은 현실이다. 하지만 피지에이와 리브 투어의 대립은 극단화한 물질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프로 스포츠 제도가 기득권 질서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가 될 수 있다는 갈등이론의 자본주의 비판이 이 대목에서는 맞는 것 같다.

김창금 스포츠팀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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