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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설] ‘검핵관’ 앞세워 실무진만 쳐내는 대통령실 반쪽 쇄신

등록 2022-08-31 18:45수정 2022-09-01 02:39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에 ‘피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총원 420명 중 20%가량이 교체 검토 대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고강도 인적 쇄신이라고 떠들썩한데, 지금까지 내보낸 사람들은 대부분 비서관급 이하 실무진이다. 수석비서관급 이상은 ‘무풍지대’로 남았다. 그조차 잇따른 인사 참사의 장본인들인 ‘검핵관’(검찰 출신 핵심 관계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런 쇄신을 잘한다고 손뼉 칠 국민이 얼마나 될까.

지난 21일 홍보수석 교체 이후 10일간 대통령실에서는 정무1·2비서관과 시민소통비서관을 포함해 비서관과 행정관 20명 이상이 옷을 벗었다고 한다. 추석 전까지 이어질 1차 개편 과정에서 20명 안팎이 더 정리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인사, 국정 홍보, 정책 조정, 당정 관계 등 난맥을 보이지 않은 분야가 없으니 이를 바로잡는 일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책임이 크고 무거운 쪽부터 대상으로 삼는 것이 신상필벌의 원칙에 맞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홍보수석만 바꿨을 뿐 김대기 비서실장 이하 수석들은 모두 건재하다. 여당이 대혼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휘하 비서관 두명이 문책을 당했는데도 이진복 정무수석은 끄떡없다. 역대급 물난리가 난 상황에서 “비가 온다고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합니까”라고 반문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도 자리를 보전했다. 이러니 “꼬리털 뽑기”라는 야당의 비아냥을 듣는 것이다.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은 단순한 참모 교체가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 대통령부터 자신이 달라지고 있다는 변화의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함으로써 민심을 수습하려고 하는 조처인 것이다. 취임 초 ‘광우병 파동’을 겪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비서실장 이하 수석 7명을 모두 바꾸고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고개를 숙인 전례가 있다. 실무진의 책임을 먼저 묻진 않았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실은 잇따른 인사 실패와 ‘사적 채용’ 논란의 장본인인 검찰 출신 비서진이 문책은커녕 앞장서 숙청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 복두규 인사기획, 윤재순 총무, 이시원 공직기강, 이원모 인사비서관 등은 아예 개편 대상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과 맺은 사적 인연의 깊이에 따라 쇄신 대상이 거꾸로 쇄신 주체로 나서고, 대통령이 이를 지시했거나 용인하는 상황이다. 이러면서 ‘공정과 상식’을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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