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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아침햇발] 강금실의 매력/성한용

등록 2006-03-16 20:05

성한용 선임기자
성한용 선임기자
아침햇발
“여성의 부드러움이 강인한 카리스마와 적절히 배합되어 있다. 다른 여성 정치인들처럼 흥분하거나 질질 짜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능청스럽지 않다.”(29살 여자)

“정직하다. 한 번 한 말은 꼭 지킨다. 가진 돈이 별로 없다.”(30살 남자)

“도도하고, 타협하지 않는다. 깨끗하고, 능력이 있다고 소문이 좌악 났다. 자리를 지키기 위해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여자다. 얼굴이 예쁘다.”(29살 남자)

“주관이 뚜렷하고 솔직한 이미지다. 격식이나 모양새에서 자유롭다.”(29살 여자)

“사고가 열려 있다. 그 나름의 철학이 있어 보인다. 생태, 여성, 놀이, 신명, 프로 등의 단어가 어울린다. 무엇보다 ‘정치꾼’이 아닌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권력에 별로 욕심이 없어 오히려 일을 즐겁게 잘할 것 같다.”(30살 여자)

“짧은 머리에 귀걸이가 어울린다. 선명한 화장이 깨끗하고 당찬 커리어우먼이라는 인상을 준다. 언행에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쿨하다.”(29살 여자)

노무현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는 행복한 사람이다. 인기가 연예인 못지않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하는 서울시장 선거 가상 대결에서 여당의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30대 유권자들이 좋아한다.

젊은층은 왜 강금실에 열광하는 것일까? 29~30살 남녀에게 물어봤다. 결국 ‘매력’이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의 이미지로 감성에 호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사장은 “정치인은 대개 검은 양복을 입고 8 대 2의 가르마를 탄 사람들인데, 화려한 의상과 춤을 춘다는 이미지가 신선함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를 직접 만난 사람들도 쉽게 호감을 느낀다. 어떤 기자는 그의 첫인상을 ‘호호호!’(웃음소리) ‘멋쟁이’ ‘여유’로 압축하고, “홀딱 반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이 그에게 매달리는 이유도 ‘새로운 표밭’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젊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나라당의 절반도 안되는 지금의 당 지지율로는 선거를 제대로 치르기도 어려우니, 강 변호사를 내세워 분위기를 확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정치인에게 이미지는 중요하다. 기성 정치인들은 젊은 유권자들이 왜 강 변호사에게 열광하는지 잘 새겨야 한다. 강 변호사와 달리 자신들은 왜 젊은층에 ‘칙칙한’ 인상을 주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하며 반성해야 한다. 그렇지만 감성적인 매력이 강 변호사가 가진 전부라면 그는 실패할 것이다. 유권자는 정치인의 이미지에 끌리지만 결코 속지는 않는다. 그의 진짜 매력은 다른 곳에 있다. 그가 서울시장 출마에 오랫동안 고심하는 이유는 ‘왜’ 자신이 서울시장을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을 맡아서 일을 잘할 수 있는지, ‘확신’이나 ‘영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높은 지지율, 당선 가능성, 여권의 압력, 여성계의 권고는 부차적 변수일 뿐이다. 사실 그런 이유만으로 서울시장에 나선다면 유권자에 대한 사기다.

그가 출마를 선언한다면 바로 그 ‘왜’를 찾았다는 얘기가 된다. 찾지 못하면 출마 포기를 선언할 것이다. 그가 출마하지 않으면, 열린우리당은 ‘닭 쫓던 개’ 꼴이 되지만, 국민을 속이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오는 20일 정도면 그가 태도를 표명한다. 그는 깨끗이 포기할지도 모른다. 강 변호사는 그래서 멋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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