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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세계의창] 지구온난화, 시간이 얼마 없다/샐리그 해리슨

등록 2006-03-29 21:41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세계의창
너무 늦었는가? 최근 연구는 아직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인류가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감축하려는 행동을 지금 긴급히 시작하지 않으면 지구온난화는 향후 10년동안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고다르우주과학연구소 소장인 제임스 한센의 입을 막지못한 뒤 지구온난화 논란은 최근 몇주동안 미국 신문의 1면 뉴스로 등장했다. 한센은 <워싱턴포스트>에 “이것은 적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또 다른 10년 동안 이를 지속되게 할 수 없다.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는 미국이 비준하지 않았던 1997년 교토의정서가 요구하는 이산화탄소 방출량 제한에 반대한 조지 부시에게 민감한 문제이다. 부시 행정부는 그 문제가 얼마나 빨리 심각해질지 명확하지않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한 더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2005년은 기록상 지금까지 가장 따뜻한 해였던 1998년보다 더 따뜻해진다는 자료를 한센이 지난 10월 인터넷에 올렸을 때, 고다르연구소를 관장하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관리들은 그 정보를 철회하라고 그에게 명령했다. 그 이후로 한센은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인터넷 게재나 다른 공식적 언급은 나사에 의해 검열될 것이라고 통보받았다.

한센은 <워싱턴포스트>에 “그들은 대중들에게 발표되는 것을 통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센은 3월19일 미국 <시비에스>의 ‘60분'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예단을 갖고 있고, 다른 어떤 것에도 귀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다가오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수많은 징후들이 계속 쏟아져나오는 신간과 과학잡지들에 등장한다. 가장 극적인 것은 <사이언스>에 실린, 미국과 독일의 과학위성을 이용한 4년 동안의 공동연구이다. 이 위성은 지구 표면을 돌며 정밀한 지도를 만들는 작업을 수행중이다. 위성 측량은 북극의 빙산 크기가 너무 줄어 북극해는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여름에는 해동될 것임을 보여줬다. 이는 예측할 수 없는 해수면의 전 세계적인 상승으로 귀결될 것이다. 나사와 캔자스대학교 연구원들의 또 다른 최근 연구도 그린랜드 빙하에서 흘러나오는 얼음이 지난 10년동안 2배로 늘었다고 보여준다.

북극권에서 30마일 아래인 캐나다 북부의 배핀 섬을 방문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보통 화씨 영하 20도이던 그곳 기온이 지난 2월동안 화씨 40도였다고 3월21일 보도했다. 외양간올빼미, 말벌 등 북극 지방에 없던 것들이 속속 북극 마을들에 들어오고 있다. 보통 때보다 몇달씩이나 빨리 바다의 부빙들이 녹아, 이누이트 에스키모들은 그 위에 있던 낚시 오두막들이 바다로 붕괴되는 것을 보고 경악한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그린란드와 서부 남극의 대빙원은 지구에 있는 깨끗한 물의 20%를 담고있다. <르몽드디플로마티크> 최신호에 실린 한 연구는 북극 주변 얼음의 약 3분의 1이 지난 30년동안 녹아, 북반구 온대지방의 온도를 낮추는 해류들을 느리게 하거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추정했다. 예를 들어 유럽의 기온은 멕시코난류에 영향을 받는데, 이 난류는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부터 영국까지 따뜻한 바닷물을 실어와 그린란드 남쪽을 돌아 래브라도 반도쪽으로 다시 향한다. 그러나 얼음이 녹아버린 차가운 물이 부어져, 그 해류의 속도는 늦춰진다.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재앙에 대한 현장보고>라는 책에서 나비들의 비행이동 행태를 조사한 생물학자들을 인터뷰하여, 지구가 온난화됨에 따라 일부 나비 종들은 점차 비행이동권을 북쪽으로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콜버트는 배핀 섬 이누이트족들의 낚시 오둣막 붕괴와 비슷한 현상을 알래스카에서 발견했다. 단단한 땅으로 생각됐던 영구동토층이 녹아 그 위에 지은 집들이 붕괴되고 있었던 것이다. 호주 과학자 팀 플래너리는 기상저널 <웨더메이커>에서 산악지방의 소나무딱정벌레가 서부 캐나다에서 엄청난 삼림지역을 어떻게 먹어치우는지 설명했다. 지금까지 캐나다 겨울의 혹독한 추위로 그 딱정벌레들의 증식은 억제됐으나 요즘 날씨가 매년 따뜻해지자 딱정벌레들은 제어되지 않은채 폭증하고 있다.

‘위험한 기후변화를 피하려면'이라는 최근 영국 정부의 보고서는 화씨 1.8도의 온도상승은 “광범한 산호표백 현상을 야기해, 카리브 지역과 동남아시아에서 아주 중요한 어류양식을 파괴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바다가 너무 따뜻해지면, 산호들은 자신의 조직 위에 살면서 식량을 공급하는 미세한 해조를 방출한다. 영국은 교토의정서를 조인한 어떤 국가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감축(1990년과 비교해 14% 삭감)하고 있다. 그리고 2050년에는 60%의 감축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162개 정부가 교토의정서를 조인하고 비준했음에도 많은 국가들은 행동에 나서기 주저하고 있다. <르몽드>에 실린 연구가 지적한 것처럼, 그 조약이 2005년 2월 발효에 들어가기까지 협상에 8년이나 걸렸다. 지난 11월 몬트리올에서 열린 11차 유엔기후회의에서는 그 조약을 한국 등 많은 국가들이 설정한 1차 시한이 끝나는 2012년에 연장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에만 합의했을 뿐이다.

조약 조인 때 한국은 이산화탄소 방출량 감축 의무를 2013년까지 면제받았다. 이에 비해 36개 선진산업화 국가들은 2012년까지 방출량을 1990년보다 5.2% 감축하는데 동의했다. 서울은 2013년에 감축량은 협상되겠지만 감축을 시작하라고 압력을 받을 것이다. 해마다 한국경제가 성장하면서 서울은 1997년처럼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물론 지구온난화에 대한 서울의 태도가 세계 방출량의 약 28%를 점하고 세계 에너지자원을 불균형하게 엄청나게 소비하는 미국보다는 훨씬 양호하다. 부시 행정부는 2001년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할 때 국제여론에 대해 경멸을 보이기까지 했고, 미국의 유명한 기후전문가 제임스 한센을 비난해 미국 국내여론에 대해서도 경멸을 보였다. 희망적이게도, 2012년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지구온난화에 대한 토론이 한국에서도 처음 시작됨에 따라 서울은 토머스 제퍼슨이 ‘인류의 견해에 대한 겸허한 경의'라고 부른 것을 보여줄 것이고 조지 부시가 아니라 제임스 한센 쪽에 설 것이다.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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