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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미군기지 / 한승동

등록 2006-05-08 21:09

유레카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에서 미국은 거의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에 선다. 이런 편향적 자세에는 흔히 미국내 권력과 언론, 재계의 요직을 유대인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통설이 뒤따른다. 하지만 버클리대학에서 오랫동안 정치학을 강의한 미국 학술원 회원 찰머스 존슨은, 그것이 사우디아라비아 쪽 미군기지보다 더 유용한 이스라엘내 미군 비밀기지 여섯 곳의 보호문제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는 견해를 보인다.

그는 최근 저서 〈제국의 슬픔〉에서 1894년 청-일 전쟁 때 일본군 사령부가 들어섰던 용산기지를 모태로 한 미군의 한국 주둔 역사가 일본군 주둔 역사보다 훨씬 더 길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남한 전역에 주둔하는 대규모 미군 병력은 1953년 정전 이후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 병사들은 낮에는 탱크에서 꾸벅꾸벅 졸고, 밤에는 매춘부 품에 안겨서 보낸다. 61년부터 93년까지 미국은 한국에서 역대 군부 독재자들을 지원하거나 권좌에 앉혔다.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군사대표단 및 제8군 사령관과 참모 장교들이 남아 있어서,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시도하는 평화적인 대화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한국은 냉전의 절정기에 미국이 중앙정보국 고위관리 출신을 두 번이나 대사로 보낸 유일한 국가다.”

그가 보기에 한국이나 일본은 군사제국주의 나라 미국의 전형적인 식민지다. 미국은 과거 로마나 중국과는 달리 식민지가 아니라 거의 전적으로 국외 군사기지들만으로 작동되는 신형 제국이다. 미국은 그 기지들을 통해 세계를 통제하고 석유 등 전략자원과 경제 잉여를 무제한 빨아올린다.

식민지적 지위 아래서 일본은 경제와 안보 이득을 엄청나게 누려 왔지만 우리에게는 그 떡고물과 함께 분단고착 및 위기만 남았다. 미국이 국외 군사기지 유지에 얼마나 광분하는지 〈제국의 슬픔〉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평택기지도 그 하나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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