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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랑하기 때문에 매섭게 비판”

등록 2006-05-15 00:38

홍세화 시민편집인의 ‘죽비소리’
비판적 시민 키우기가 신문의 역할
2% 부족하지만 한국사회 ‘건강지표’
“2% 부족한 <한겨레>, 사랑하기 때문에 비판한다.”

지난 2월부터 격주로 ‘시민편집인 칼럼’을 쓰고 있는 홍세화 한겨레 초대 시민편집인. 그는 칼럼에서 한겨레의 논조와 기사, 사설을 도마에 올려 날선 비판의 칼을 휘두른다. 긴장감이 감돌 정도다.

시민편집인 칼럼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한겨레가 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죽비소리’라는 평가와 함께, 현실을 너무 앞서가는 ‘공허한 목소리’라는 지적도 있다.

한겨레 창간 18돌을 맞아, 홍 시민편집인을 만나 시민편집인 칼럼을 역으로 비판해보는 인터뷰를 했다.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이 기자의 숙명이기에.

-시민편집인에게 공정성과 객관성이 요구되는데, 칼럼이 주관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무엇을 기준으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따질 것인가. 시민편집인 칼럼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삶과 모순, 불평등을 치열하게 보여줄 수 있는가에 기준을 맞추고 있다.

-세계화·신자유주의·노동 문제만 집착한다는 비판이 있다. 여성이나 환경 문제 등 다룰 주제가 많지 않은가?

=여성·환경 문제는 불충분하지만 관련 지면도 있어 상대적으로 많이 다뤄지는 편이다. 하지만 노동과 신자유주의 사안은 민중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 비해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 한겨레는 이들 사안에 보다 많은 의제를 설정해야 한다.


-칼럼에서 ‘한겨레가 시민사회에 보내는 눈길이 자동차나 부동산에 보내는 시선보다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동차나 부동산 기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도 많다.

=물론 정보성 기사도 필요하다. 그러나 소비자로 전락되고 있는 독자가 비판적 안목을 가진 시민으로 거듭나도록 신문을 만드는 것이 한겨레의 보다 큰 역할이다.

-시민편집인은 정론지 모델을 프랑스의 <르몽드>에서 찾는 것 같다. 유럽 신문들은 당파성에 무게를 두고, 미국 신문은 상대적으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중시한다. 하지만 미국의 신문 구독률이 프랑스 보다 더 높다. 그런 의미에서 <뉴욕타임스>는 대안이 될 수 없나?

=신문은 사회 환경의 반영물이다. 한국의 사회·경제적 구조를 보면, 좌파정당이 없고 제3 세계를 수탈하는 미국과 다르다. 오히려 한국 사회는 유럽 쪽에 가깝다. 또 안보상업주의 같은 몰상식한 당파성을 갖고 신문을 만드는 조·중·동이 있는 한 어렵다. 덧붙여 사회 모든 분야에 미국 모델이 판치는데, 유럽 모델을 참조하는 것이 하나의 균형추가 되지 않을까?

-한겨레 사설이 2% 부족하다고 했는데 그 2%란게 무엇인가?

=분량이 너무 짧아, 제목만 봐도 뭘 말하는지 뻔히 알 수 있다. 사설에서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조망할 수 있는 깊이를 담아야 한다.

-시민편집인 칼럼에서는 지면을 많이 비판했는데, 이 자리에서 칭찬해 줄 게 있다면?

=사랑하기 때문에 비판한다. 한겨레의 건강성은 한국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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