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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왜냐면] 도박중독 양산하는 사행성 오락실

등록 2006-05-18 21:40

왜냐면
가맹점이 거의 없어 환전용으로밖에 쓰일 수 없는 부실 상품권이 남발되는 것도 큰 문제다. 이는 명백히 사기이며 불법…

신전, 오션, 두꺼비, 이태원, 월드컵, 도깨비, 올쌈바, 오스카, 골드, 빅토리 …. 전북 정읍과 부안의 성인오락실 업소 명칭이다. 예전에는 농한기 동안 투전이나 화투를 즐기던 주민들이 24시간 운영하는 성인오락실에서의 ‘한방’ 횡재를 기대하며 자주 그곳을 찾고 결국 거액의 빚더미에 앉고 만다.

성인오락실을 가려면 최소 1만원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속칭 파친코 및 아케이드 아류게임은 지폐 인식기가 1만원권만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 게임당 성패 시간은 7~8분이니 한시간당 8만원이 드는 어마어마한 사행성 게임이다. 기본 1만원은 일종의 카지노 입장료일 뿐,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핏기어린 눈으로 게임기 화면을 응시하는 중독자들을 만날 수 있다.

당첨되면 상품권을 지급받는데 액면 5천원짜리 상품권을 현찰로 바꿀 때는 환전 수수료 10%를 떼고 90%만을 받게 된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규정한 성인오락실 기계의 승률은 95%이다. 승률과 환전 할인율을 감안하면 고객은 이미 10% 이상을 잃고 시작하는 셈이다. 더욱이 업주가 기계의 승률을 조작하는 경우도 있다.

1998년 만들어진 ‘불법음반추방국민운동본부’ 사무국장을 맡았던 필자는 2001년 개정된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류에 관한 법률’(이하 음비게법)에 관심을 갖고 조사한 결과 총 17개 업소 중 미승인 상품권을 사용한 업소가 절반이 넘는 10곳에 이르러 한국게임산업연구원에 신고한 일이 있다. 또 가맹점이 거의 없어 환전용으로밖에 쓰일 수 없는 부실 상품권이 남발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이는 명백히 사기이며 불법행위다.

하루빨리 곪아 터진 사행성 공화국을 치유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우선 정품 상품권을 사용하는 업소와 미승인 상품권을 쓰는 업소를 분리해 후자를 허가 취소하는 것만이 미약하나마 난립하고 있는 사행성 성인오락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상품권의 가맹점 회수율이 0.4%라고 하는데, 그래도 일부나마 시중에서 실질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백화점 저가상품권이나 우리쌀 상품권 같은 것을 병행해 주도록 하는 게 도박중독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울러 한 시간당 9만원까지 투입할 수 있게 한 영등위의 규정을 당구나 볼링 한 게임 요금 수준으로 낮추고 지폐인식기도 1천원권 단위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재균 /전북 정읍시 고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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