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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2 17:54 수정 : 2005.02.22 17:54

서울대 미대 디자인학부 교수 10명이 김민수 서울대 전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의 미대 복직에 항의하는 뜻으로 21일 저녁 정운찬 서울대 총장에게 사표를 냈다. 정 총장이 권영걸 미대 학장에게 사표 반려의 뜻을 밝혔으나 권 학장은 억지로 사표를 맡기고 갔다고 한다.

미대 교수들의 김 교수 복직 반대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월28일 김 교수가 재임용 탈락 취소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뒤 미대 교수들은 대학본부 쪽에 줄기차게 상고할 것을 주장했다고 한다. 김 교수가 이미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2심에서 승소해, 서울대 쪽이 상고한다 해도 승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서울대 고위 관계자는 “학장회의에서도 상고하지 말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미대 쪽은 끊임없이 상고할 것을 주장해 골치가 아팠다”는 이야기를 사석에서 털어놨다.

미대 교수들은 18일 판결문을 송달받은 지 2주가 지나 상고가 불가능해지자, 이번에는 미대가 아닌 기초교육원 등 다른 곳으로 발령을 내라는 요구를 했다. 기초교육원은 국어·영어·수학 등 학부생들의 기초 학력을 높이기 위해 설치된 기관으로 미대와는 관련이 없다. 미대 교수에게 미대가 아닌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라는 것이다.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미대 교수들은 21일 집단사표라는 극단적인 행동에 나섰다.

미대 교수들은 자신들이 사표를 냈으면서도 떳떳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교수들 대부분은 “내가 사표를 썼는지 말할 수 없다”며 “학장에게 확인해 보라”고 답변을 회피하기도 했다.

6년 넘게 계속된 이번 사건은 미대에서 위촉한 심사위원들에 의해 김민수 교수가 재임용에서 탈락하며 시작됐다. 그런데, 법원은 김 교수의 재임용 탈락은 부당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애초 미대 교수들이 잘못했다는 뜻이다. 미대 교수들은 극단적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지식인답게 스스로 겸허하게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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