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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새말탐험] 정치와 새말 / 김한샘

등록 2006-05-31 22:12

새말탐험
가수 ‘비’가 영화를 찍던 곳에서 부재자 투표를 한 것이 기사가 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인기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하여 선거 참여를 호소한다. 연예인들을 내세우고 상품까지 걸면서 투표율을 올리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유권자들의 선거·정치 무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엿볼 수 있다.

정치·언론 동네에서, 특정 사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거나 무마하고자 내용이 부실한 정책이나 제안을 내놓는 것을 두고 ‘미끼 정치’라고 한다. ‘공작병’(工作病)은 상대편이 일부러 일을 꾸며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말하며, ‘색깔병’은 조금이라도 꼬투리가 있으면 공산주의에 동조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이르는 말이다. ‘아들당’이라는 말로 보수 정당에서는 기득권층 자녀가 아니면 공천을 받기가 어렵다고 비꼬기도 한다.

국회의원이 세비(보수)만으로 활동하는 ‘세비 정치’라는 말이 화제가 된 것은 그동안 국회의원들이 월급인 세비만으로 활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왜곡된 보고 내용으로 권력에 아첨하는 이를 풍자하는 ‘곡학아통’(曲學阿統)이라는 말도 나왔다. 곡학아세를 본뜬 말이다. 지방선거의 긍정적인 면을 일컫는 ‘풀뿌리 민주주의’란 말은 이제 잘 안 보이고 ‘싹쓸이’는 여전히 그 부정적인 힘을 내뿜는다.

다른 말들도 그렇지만 정치권에서 만들어진 새말들은 특히 비꼬고 풍자하는 경향이 짙은데, 불신과 갈등으로 얼룩진 우리 정치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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