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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겨레] 붉은 색깔 / 권재일

등록 2006-06-15 23:20

말겨레
몽골공화국의 서울은 ‘울란바토르’이며, 러시아 부랴트공화국의 수도는 ‘울란우데’다. 뜻은 ‘붉은 영웅’, ‘붉은 강’이다. 몽골말과 부랴트말은 같은 몽골어파에 들어 붉은빛을 뜻하는 낱말이 ‘울란’[ulan]으로 같다. 몽골말에서 이 낱말의 옛모습은 [hulan]이며 더 옛모습은 [pulagan]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사라질 위기에 놓인 만주말에서 붉은빛을 뜻하는 말은 [fulgiyan]이며, 이 말의 옛모습은 [pulgiyan]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보면 알타이어족에 드는 것으로 알려진 몽골말과 만주말에서 붉은빛을 뜻하는 말이 한뿌리에서 나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쪽이 빌려썼을 수도 있겠으나 엄격한 비교언어학 방법을 통해 이 낱말은 같은 뿌리임이 확인되었다.

우리말 ‘붉다’[pulk-]도 몽골·만주말의 붉은색과 뿌리를 같이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를 비롯하여 다른 낱말들을 견주어 우리말도 알타이말겨레에 들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말에는 알타이언어들과 이처럼 비슷한 낱말들이 그리 많지 않아, 엄밀한 언어학적 연구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

흔히 우리말이 ‘알타이 언어에 든다, 안 든다’, ‘몽골말과 뿌리가 같다’, ‘터키말과 같다’는 주장들을 듣는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올바르지 않다. 비록 우리말이 알타이어족에 속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은 상태인 까닭이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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