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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장말탐험] 소설속 고장말 / 이태영

등록 2006-07-18 18:05수정 2006-07-19 14:21

고장말탐험
괜찮은 소설들을 읽다보면 모를 말들이 꽤 나오는데도 그냥 큰 줄거리를 따라 어림으로 읽고 지나친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는 ‘가이방하다’(비슷하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전북 방언 화자인 필자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깝치다’가 나와서 ‘까불다’가 아닐까 생각했더니 ‘재촉하다’는 뜻이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는 ‘느자구’(싹수)가 나오는데 필자는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다. ‘비문하다’(어련하다), ‘왈기다’(으르다), ‘종그다’(노리다), ‘뜨광하다’(뜨악하다) 등 그동안 들어본 적이 없는 낱말들이 상당히 많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을 보면 ‘보독씨리다’(부리다·넘어뜨리다), ‘애돌하다’(안타까워하다), ‘사운거리다’(살랑거리다) 등 전북 사투리가 많이 나온다. 다른 방언의 화자들이 잘 모르는 말들이다.

소설에는 지역에서 사용하는 독특한 말들이 숱하게 녹아서 실려 있다. 그런데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어려운 고장말을 독자들이 이해하지 않은 채 읽고 넘긴다. 방언사전과 어휘사전이 일부 나와 있기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구입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독자들은 소설에 나오는 고장말을 이해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

문제를 해결하자면 우선 지방 정부가 지역 언어를 다루는 정책을 제대로 펼쳐야 한다. 중앙 정부도 표준어 정책과 아울러 방언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각 고장말 조사·보급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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