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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새말탐험] 낚시질 / 김한샘

등록 2006-08-02 20:54

새말탐험
흔히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한다. 엄청난 양의 지식 자원이 넘쳐나는 인터넷 세상의 특성을 생각해 볼 때 적절한 비유라 하겠다.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듯이 인터넷에서도 낚시질이 이뤄진다. 정보를 낚기도 하고 사람을 낚기도 한다. 바다에서 물고기를 낚으면 신나는 일인데, 인터넷에서 ‘낚시질’은 부정적인 의미로만 쓰인다.

“낚였다!”란 한 마디 댓글로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하고 글 올린 사람에게 놀림을 당했음을 토로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낚시글’을 피할 수 있도록 경고를 주기도 한다. 인터넷에서의 ‘낚시질’은 사실과 다르거나 엉뚱한 내용을 글 자체와는 상관이 없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올리는 것을 말한다. 온갖 사은품을 내걸어 손님을 낚던 시대가 지나고 ‘낚시글’로 누리꾼들을 낚는 시대가 되었다. 낚시질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떡밥’이다. 미끼와 함께 떡밥을 던져넣으면 물고기들이 몰려들듯이 인터넷에서 ‘떡밥글’을 올리면 누리꾼들이 너도나도 댓글을 단다.

실제 공간에 대응하는 가상공간이 생기고 그 가상공간에서 머물고 노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상생활에서 쓰던 말들이 인터넷에서 새로운 뜻의 말로 탈바꿈한다. 마주 보고 이야기하다가 “배꼽 보여요!”란 말을 들으면 옷매무시를 고쳐야 하겠지만 가상공간에서 ‘배꼽이 보인다’는 말은 인터넷에 올린 사진이 안 보이고 ‘?’ 표시만 보인다는 뜻이니, 사진 파일을 다시 올려야 한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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