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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기고] 태풍예보와 효율적 방재 / 박광준

등록 2006-08-03 18:42

박광준 기상청 예보국장
박광준 기상청 예보국장
기고
지난달 10일 태풍 ‘에위니아’가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제주·경남 지역에 400㎜ 가까운 강수와 부산·여수 등에 초속 30m(시속 110㎞)의 순간최대풍속을 기록하였다. 그 결과, 8명이 사망 또는 실종하는 등 큰 피해를 보았다. 또한 태풍 ‘빌리스’와 ‘개미’는 우리나라에 상륙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인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집중호우를 야기하여 역시 많은 피해를 냈다. 이제 본격적인 태풍철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악기상 현상인 태풍은 매년 태평양에서 평균 27개 정도 발생한다. 올해 전반기에는 태풍이 2개만 발생하여 예년에 비해 매우 적었으나 이것은 이제부터 많은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도 된다. 태풍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책은 태풍의 진로와 강도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다. 그러나 태풍 예측은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예를 들어, 미국과 일본의 현재 24시간 태풍 진로 오차는 각각 130㎞와 137㎞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오차는 커진다. 우리나라의 24시간 태풍 진로 오차도 136㎞로서 정확도가 선진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방재 측면에서 보면 태풍은 진로도 중요하지만 태풍의 영향권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흔히 태풍의 중심 부근에만 강풍과 호우가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태풍 에위니아의 영향 반경은 300~500㎞로, 만약 이 태풍이 전남 진도로 상륙하지 않고 서해안을 따라 계속 진행했다 하더라도 태풍의 오른쪽에 자리잡은 우리나라 전역이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들어 역시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풍이 북상할 때에는 태풍의 중심 이동과 함께 태풍 특보가 언제, 어디에 발령되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대비해야 한다.

태풍은 일반적으로 집중호우, 강한 바람, 해일을 동반한다. 2003년 태풍 ‘매미’와 같이, 강한 태풍이 육지로 상륙할 때는 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상륙시간이 바닷물 높이가 상승하는 사리 때와 일치하면 그 피해가 더욱 커진다. 기상 선진국이라는 미국도 지난해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큰 피해를 보았고, 일본도 1959년 태풍 ‘베라’로 5천여명의 인명 피해를 낸 적이 있다. 일본은 태풍의 예측력을 높이기 위한 기상관측 장비의 확충, 태풍 예측 기술 개발과 함께 효율적인 방재 시스템을 구축하여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태풍의 예측 기술을 향상시키고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예측 정도는 조금씩 향상되고 있으나 미래에도 완벽하게 태풍을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태풍 예측 기술의 향상과 함께 국민들에게 태풍의 특성에 관한 이해를 높여 더 안전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우리나라에 내습하는 태풍의 강도가 더욱 강해지고 있으며, 올해에도 태풍이 2개 정도 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축대, 제방, 방파제, 배수시설 등의 재점검과 함께 효율적인 방재 활동에 최선을 다해 소중한 인명이 희생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박광준 기상청 예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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