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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장말탐험] 복수 표준어 / 이태영

등록 2006-08-08 18:36

고장말탐험
사투리이던 ‘멍게’를 ‘우렁쉥이’와 함께 표준어로 선정한 것은 “방언이던 단어가 표준어보다 더 널리 쓰이게 된 것은, 그것을 표준어로 삼는다”(표준어규정 23항)는 규정에 말미암는다. 또 “방언이던 단어가 널리 쓰이게 됨에 따라 표준어이던 단어가 안 쓰이게 된 것은, 방언이던 단어를 표준어로 삼는다”(24항)는 규정에 따라 ‘귀밑머리’를 표준말로 삼고 ‘귓머리’를 버렸다. 이처럼 표준어 규정은 많이 쓰이는 말을 표준어로 삼는 규정을 두고 있다.

표준어 규정에는 ‘복수 표준어’를 둘 수 있게 했다. 비슷한 형태를 모두 다 표준말로 인정하는 경우인데 이 경우에도 방언이 복수 표준어로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부사 ‘얼렁뚱땅’과 ‘엄벙뗑’, 그 동사인 ‘얼렁뚱땅하다’와 ‘엄벙뗑하다’도 복수 표준어다. 문학 작품에 많이 쓰이는 ‘엄벙뗑하다’를 표준말로 삼은 것이다. ‘옥수수’도 사투리로 쓰이던 ‘강냉이’를 함께 표준어로 삼았다.

그런가 하면 ‘단수 표준어’ 규정에서는 방언을 버리고 하나만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 ‘국물’을 표준어로 삼고 전국적으로 많이 쓰이는 ‘멀국, 말국’은 버렸다. 그 규정이 들쭉날쭉이다.

표준어 규정을 개정할 때, 복수 표준어를 확대하여 지역에서 많이 쓰이는 고장말을 표준어로 인정하고 국민이 다양한 어휘를 골라 쓸 수 있도록 선택할 여지를 열어줘야 한다. 1988년에 제정된 표준어 규정을 정보화 시대에 걸맞으면서 지역 문화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하루빨리 손질하기 바란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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