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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새말탐험] 줄여 쓰는 말 / 김한샘

등록 2006-08-09 19:46

새말탐험
‘급한 질문’을 ‘급질’, ‘즐거운 감상’을 ‘즐감’ 등으로 줄여 만든 말이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미자’는 중고등학생들이 미성년자인 자신들을 가리키는 말이고, ‘취뽀하다’는 ‘취직하다’와 같은 뜻이다. ‘취업 뽀개기’라는 인터넷 동아리 이름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줄임말을 젊은이들만 쓰는 것은 아니다. ‘줌마렐라’처럼 삼사십대 기혼 여성 직장인을 이르는 말도 있고, ‘황빠’처럼 특정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도 있다.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비리를 신고해 보상금을 타는 ‘부파라치’나 신문 불공정 판매 행위를 신고해 보상금을 받는 ‘신파라치’와 같이 제도에서 비롯된 말들도 있다.

쓰던 말을 줄여서 새말을 만드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유비쿼터스와 리포터가 합쳐진 ‘유포터’처럼 두 말이 녹아드는 융합형과 ‘미자’처럼 한 낱말이 줄여지는 축약형, 경제 활동 참가율에서 각 낱말의 첫글자만 살려쓰고 나머지는 버리는, ‘경활률’과 같은 탈락형이 있다.

아이엠에프 구제금융 이후 꼬리를 물고 생겨나는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사십오세 정년), ‘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가 되는 것을 생각해야) 같은 말은 줄여 만든 말과 낯익은 말을 일치시켜 세태를 풍자한 유행어들이다. 말을 줄여서 쓰는 데는 언론도 한몫을 한다. 실제로 신문 제목이나 방송 자막 같은 데서 말수나 글자 수를 줄여 달 때가 잦은 까닭이다. 문제는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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