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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겨레] 토족말 지킴이 챙고츠 / 권재일

등록 2006-08-31 21:59수정 2006-09-01 20:29

말겨레
사라져가는 자기 말을 지키려는 두 젊은이를 소개한다. 토족말을 쓰는 챙고츠 양과 만주말을 지키는 스쥔광 군이다. 자기 겨레의 다른 젊은이와는 사뭇 다르게 지극한 모어 사랑을 바탕으로 사라져가는 자기말을 지키려는 이들의 마음은 말 조사 때 만난 글쓴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챙고츠 양은 나이 스물셋인 토족(스스로는 ‘도르까’라 부른다) 젊은이다. 토족은 중국 칭하이성(청해성) 시닝시 근처에 사는 소수민족이다. 이곳 젊은이들 대부분은 중국말과 티베트말을 쓰며, 마을의 나이든 분들과는 달리 토족말(몽골어파에 드는 말인데, 그들은 ‘도르깨’라 한다)은 거의 모른다. 챙고츠 역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중국말·티베트말로 배웠고, 일상생활에서 이 두 말을 유창하게 쓴다.

글쓴이는 짓궂은 질문으로 비칠까 두려워 챙고츠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중국말과 티베트말로 모든 생활을 할 수 있는데 왜 토족어를 그토록 애정을 가지고 쓰려고 하는가요?” 대답은 짧고 단호했다. “우리 겨레의 독특한 말이니까요.” “친구들은 어떤가요?” “우리말 하기를 꺼려요.” “친구들을 설득해 볼 생각은 없는가요?” “해도 소용이 없어요. 친구들은 전혀 관심이 없어요.”

이렇게 가다가는 자기 또래들이 나이 들게 되면 자기네 말이 저절로 사라질까 봐 걱정이란다. 그래서 골똘히 생각한다. 자기네 말을 널리 퍼뜨릴 좋은 방법이 없을까? 글자를 만들면 말을 더 잘 지킬 수 있을까?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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