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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장말탐험] 깍두기 / 이태영

등록 2006-09-19 18:29

고장말탐험
가을철 밥상에 자주 올라오는 김치의 하나는, 깍둑 썬 무와 새파란 무청과 빨간 고추가 잘 어우러진 ‘깍두기’다. ‘깍두기’는 ‘콩나물국, 시래깃국’과 같이 국물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남쪽에서는 고장에 따라 ‘깍두기, 똑닥지, 쪼가리지’ 등으로 말한다. ‘깍두기’는 ‘단단한 물건을 써는 모양’을 나타내는 시늉말 ‘깍둑’에 뒷가지 ‘-이’를 연결하여 만든 토박이말로서, 전국에서 널리 사용한다. 고장에 따라 ‘깍대기/깍떼기, 깍뒤기/깍뛰기, 깍디기, 깍따구, 깍뚝지’ 등으로 발음한다.

‘똑닥지’는 ‘단단한 물건을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를 나타내는 시늉말 ‘똑닥’에 뒷가지 ‘-지’를 연결하여 만든 토박이말로, 주로 충청도와 전라도에서 사용한다. 고장에 따라 ‘똑딱지, 똑데기/똑떼기’ 등으로 소리낸다. ‘쪼가리’는 ‘작은 조각’을, ‘조각’은 ‘작은 부분’을 나타내므로, 이를 이용하여 ‘쪼가리지, 쪼각지, 쪼가리짐치, 쪼각짐치’라고도 쓴다. 주로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쓰는 말이다. 경남에서는 ‘뻬딱짐치’라고도 한다. 무를 조금 삐딱하게 썰어 담근다고 해서 붙인 이름인 것 같다. 북쪽에서는 고장에 따라 함남에서는 ‘간동지’, 평북에서는 ‘나박디’, 재중동포들은 ‘쪽다지, 구물짐치’ 등을 쓰고 있다.

‘뻐꾸기, 얼룩이’와 같이, 소리시늉말이나 짓시늉말을 이용하여 누구나 알기 쉬운 우리말을 만드는 과정을 ‘깍두기’가 잘 보여준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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