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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장말탐험] 고향 말 / 이태영

등록 2006-09-26 18:34

고장말탐험

한가위가 다가온다. 고향은 말·민속·역사와 같은 전통을 함께 경험하여, 공동체적 문화를 공유하면서,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세우는 곳이다. 고향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기에 어려운 현실과 부닥칠 때마다 다시 돌아가서 쉬고 싶은 어머니 품과 같은 곳이다. 고향은 짐을 벗어던질 수 있는 편안한 곳이고, 화해와 용서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고향 말이 없어지면 그 말로 대변되는 고향을 잃게 되며, 정신적 기둥인 고향을 잃으면서 지역과 개인의 본모습을 잃게 된다. 반면에 고향 말을 쓰면 전통과 문화와 역사가 깃들인 지역의 문화를 찾게 되고, 자연히 제 고장의 여러 면에 관심을 두면서 개인의 정서적 안정감을 찾게 된다.

조상 대대로 써온 말, 많은 일을 경험하면서 오래 갈고 닦아온 말, 그 속에 온갖 경험과 추억과 애환이 서린 말, 그 말을 통해서 우리는 온갖 기억의 세상으로 넘나들 수 있다. 고향의 말은 ‘과거를 불러내는 주술의 언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고향 말을 실컷 해보자. 모여서 떠들기도 하고, 어린 시절 하던 농 섞인 말로 동무도 불러보고, 재미있는 전통놀이도 하고, 얼굴 맞대고 고시랑대며 맛있는 전과 적도 부치면서 참았던 우리 말, 우리 사투리를 실컷 말해 보자. 조상 대대로 써오고 그래서 내 어린 시절의 추억까지 몽땅 깃들인 내 고향의 말을 드러내놓고 맘껏 하면서 풍성한 가을 명절인 한가위를 즐겨 보자.

이태영/전북대학교 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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