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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겨레] 벵갈말 / 권재일

등록 2006-09-27 18:45

말겨레
언어 대국, 인도 언어 중에 우리에겐 좀 낯설지만 인구 8%가 쓰는 벵갈말이 있다. 동부의 방글라주에서 주로 쓰며, 또한 방글라데시의 국어이기도 하다. 2억2천만명 가량이 쓰는데, 이는 아랍말 사용 인구수와 비슷하여 세계 5~6위를 다툰다.

벵갈말은 인도유럽어족의 한 갈래로 그 뿌리는 산스크리트이다. 산스크리트에서 갈라진 다른 말들보다 문법체계가 많이 단순해져 언뜻 뿌리가 다른 말처럼 보인다. 특히 우리말하고 비슷한 점이 있어, 우리말과 계통을 견주어 보려는 경우도 있다. 어순이 우리말과 같아서 주어 다음에 목적어가 놓이고 그 뒤에 서술어가 온다. 보조용언 구성도 매우 흡사하다. 우리말의 ‘-어 보다, -어 주다, -어 버리다, -고 싶다, -어야 되다’와 같은 표현도 벵갈말에 똑같이 나타난다. 명사에 조사가 붙어서 격을 나타내는 방식도 비슷한데, 그러나 벵갈말에는 관형격조사, 목적격조사, 처격조사만 있고 주격조사는 없다. 목적격조사는 사람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만 붙는 특징도 있다.

이런 겉모습만 보고서 벵갈말을 우리말과 계통이 같다는 주장을 듣게 되는데, 비교언어학 방법을 엄밀히 적용해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우연히 얼굴이 닮은 두 사람을 따져 보지 않고 형제일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벵갈말로 된 문학작품 가운데는 세계적인 것들이 많다. 우리나라를 ‘동방의 등불’이라고 한 노벨문학상 수상자 타고르가 대표적인 시인이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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