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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무모한 핵도박 / 한승동

등록 2006-10-16 18:27

한승동 선임기자
한승동 선임기자
유레카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떨어진 우라늄235 핵폭탄 ‘리틀보이’의 폭발력은 티엔티 1만5000톤, 즉 15킬로톤 정도였다. 히로시마 참사 사망자는 십수만명이 넘었다. 미국 전략폭격기 B-29의 재래폭탄 최대 적재량은 5톤. 따라서 리틀보이 1발의 위력은 재래폭탄을 만재한 B-29 3000대가 한꺼번에 융단폭격을 한 것과 맞먹는 위력을 지녔다. 45년 3월10일 10만여명이 숨진 ‘도쿄 대공습’ 때 동원된 B-29는 344대, 총 2000t의 재래폭탄을 싣고 있었다. 리틀보이 1발은 그 8배 위력. 나가사키에 떨어진 플루토늄239 핵폭탄 ‘팻맨’은 22킬로톤. 북한이 핵실험 직전 중국에 통보한 폭발력은 4킬로톤이었으나, 지진파로 추산한 실제 폭발력은 0.2~0.8킬로톤 정도였다.

지금 핵대국들이 보유한 전략핵무기들은 킬로톤이 아니라 메가톤(Mt)급이다. 1메가톤은 1000킬로톤, 즉 티엔티 100만t의 폭발력에 상당한다. 소련은 한때 50메가톤짜리 수소폭탄을 개발하기도 했는데, 그 위력은 리틀보이의 무려 3300배. 단 1발로 웬만한 나라를 초토화하고도 남는다.

2001년 말까지 미국 전략핵탄두는 5949발(전술핵까지 하면 1만발이 넘는다), 러시아는 5518발이었다! 전인류를 수백번 거듭 절멸시킬 수 있는 양이다. 미국·러시아는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 교섭에서 전략핵탄두를 최대 2000~2500발까지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제대로 이행된 건 없다. 미국 등은 오히려 포괄핵실험 금지조약(CTBT) 비준을 거부하고, 임계치 이하 핵실험을 계속하면서 벙커버스터 따위 신형 핵무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비핵국들에 대한 핵 선제공격까지 공언한다. 시카고 대학의 세계 종말시계는 지금 핵전쟁으로 인류가 공멸하는 자정 7분 전을 가리키고 있다. 냉전이 무너진 91년엔 17분 전이었다. 이 부도덕하고 어리석고 위험천만한 도박에 북한이 가담하다니.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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