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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장말탐험] 메뚜기 / 이태영

등록 2006-10-17 19:21

고장말탐험
황금빛 들녘 곳곳에는 벌써 가을걷이에 들어간 데도 적잖다. 벼가 익어가면서 메뚜기도 빛깔이 누렇게 변한 채 이리저리 뛰며 가을을 노래한다. 메뚜기는 이제 단순한 곤충이 아니라 환경오염 정도를 가리는 지표가 되었다.

옛 문헌에서 ‘메뚜기’가 나타나는 최초의 형태는 16세기의 ‘묏도기’다. ‘묏도기’는 ‘뫼(山)+ㅅ+도기’로 분석하는데, ‘도기’는 ‘번데기’의 중세국어형인 ‘본도기’에도 쓰였다. ‘묏도기’는 ‘묏도기>뫼또기>메또기>메뙤기>메떼기>메띠기’ 또는 ‘묏되기>뫼또기>메또기>메뚜기>메뛰기>뭬뛰기’와 같은 변화를 겪으면서 고장마다 다양한 소리와 꼴로 쓰인다.

‘메뚜기, 메뛰기, 메띠기’는 전국적으로 쓰인다. 전북 쪽에서는 ‘뫼뚜기, 뫼뛰기, 메띠기’를, 전남 쪽에서는 ‘뫼또기, 뫼뙤기, 메때기’를, 경남 쪽에서는 ‘메뜨이, 매띠, 메띵이, 미띠기’를, 경북 쪽에서는 ‘매띠기, 미떠기, 미떼기, 밀뚜기’를 쓴다. 충남에서는 ‘모띠기, 모때기’를 쓰고 있다.

한편, 전남과 전북에서는 ‘땅개미, 땅개비, 땅구’도 쓰이고, 경북에서는 ‘땅개비, 떼때비’를 쓴다. ‘땅개비’는 ‘방아깨비’를 일컫는 말인데, 메뚜기의 방언으로도 쓰고 있다. 제주로 가서는 좀더 특이하다. ‘득다구리, 만죽, 만축, 말똑, 말촉, 말축’ 등을 쓴다.

함경도에서는 ‘매때기, 매뚜기, 뫼뙤기’, 평북에서는 ‘매똘기, 매뚤기, 매뜰기, 멜뚜기, 부들깨미’라고 쓰는데, 남쪽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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