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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미국 정치지형의 정상화 / 정의길

등록 2006-10-22 22:02

정의길 기자
정의길 기자
유레카
공화당이 장기간 양원과 대통령직 모두를 장악한 것은 현대 미국의 정치 지형에서 이례적이다. 1994년 이전 40년 동안 미국 의회는 사실상 민주당이 장악했다. 1981~87년 공화당의 상원 지배를 제외하고는 민주당이 양원 모두에서 반수를 넘었다. 그러다가 공화당은 1994년 중간선거 이후 12년 동안이나 양원에서 과반수 다수당 지위를 지켜오고 있다. 2000년 이후에는 백악관까지 장악했다. 특히 공화당은 조지 부시 집권 아래 치러진 2002년 중간선거에서는 의석을 더 늘리는 대승을 거뒀다. 9·11 테러 때문이긴 해도 이례적이다. 미국 정치사에서 여당이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늘리는 대승을 한 건, 남북전쟁 기간, 1902년, 1934년 중간선거뿐이었다.

이례적인 환경은 이례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다. 조지 부시 행정부 대외정책의 난맥상과 파탄은 견제 없는 공화당 우위의 정치 환경에서 나왔다. 이라크전 실패,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복귀, 북한의 핵실험, 이란의 핵개발…. 부시 행정부 대외정책은 공화당뿐 아니라 현대 미국 대외정책의 원칙이던 ‘리얼리즘’과는 거리가 있다. 국가의 동인은 이념이나 윤리가 아니라 경제·군사적 우위와 안전을 취하는 데 있다는 리얼리즘은 2차대전 이후 현대 미국의 외교원리였다. 이런 외교원칙에서는, 효과적이라면 군사제재와 대화 어느 것도 가리지 않고 이용한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기독교적 선악관에 입각해 이른바 불량국가의 체제 변환과 민주주의 확산을 외교이념으로 내걸고, 불량국가와는 아예 대화를 끊었다. 북핵 위기는 미-북한의 대화 실종에 큰 원인이 있다.

이번 중간선거는 12년 동안의 공화당 우위를 끝낼 공산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승리하면 이미 동력이 사라진 부시의 대외정책은 파산선고를 맞는다. 북핵 위기에 시달리는 한국이 이번 미국 중간선거를 그 어느 때보다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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