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몸을 빠져나간 바람은 어디로 갔을까 얇은 살 흰 뼈에 공명하는 소리 우우 바람이 든다
귓바퀴가 돈다 뼈에 바람이 지나가 속이 텅 빈 무의 생은 얼마나 가벼울 것인가 바람이 지날 적마다 바람을 껴안아 바람이 없으니 이제 무는 아무것도 아닌 무가 되었다 생을 완성하였다 도마 위에 무 한토막 형광등 불빛 아래 고요하구나
용미리 어머니 무덤 이제는 육탈해 거기 아니 계시겠지
-유고시집 <모든 여자의 이름은>(창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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