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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뜻말맛] 울과 담 /김수업

등록 2006-11-20 17:38

말뜻말맛
“울도 담도 없는 집에 시집 삼 년을 살고 나니 …” 이렇게 비롯하는 ‘진주난봉가’는 지난 시절 우리 아낙네들의 서럽고도 애달픈 삶을 그림처럼 노래한다. ‘울’이나 ‘담’이나 모두 삶의 터전을 지키고 막아주자는 노릇이다. 이것들이 있어야 그 안에서 마음 놓고 쉬고 놀고 일하며 살아갈 수가 있다. 울도 담도 없다는 것은 믿고 기대고 숨을 데가 없이 내동댕이쳐진 신세라는 뜻이다.

‘울’은 집이나 논밭을 지키느라고 둘러막는 것이다. ‘바자’나 ‘타리’로 만드는 것 둘이 있다. ‘바자’는 대·갈대·수수깡·싸리 따위를 길이가 가지런하도록 가다듬어 엮거나 결어서 만든다. 드문드문 박아둔 ‘울대’라고 부르는 말뚝에다 바자를 붙들어 매면 ‘울바자’가 된다. ‘타리’는 나무를 심어 기르거나 베어다 세워서 만든다. 탱자나무·잔솔나무·동백나무 같은 나무를 심어서 기르면 저절로 자라서 ‘생울타리’가 되고, 알맞게 자란 나무를 베거나 가지를 쳐서 세우고 울대 사이로 새끼줄로 엮어서 묶으면 그냥 ‘울타리’가 된다.

‘담’은 논밭 가를 막는 데는 쓰지 않고, 오직 집을 지키느라고 둘러막는 것이다. 흙에다 짚 같은 검불을 섞어서 짓이겨 쌓는 흙담, 흙과 돌을 층층이 번갈아 섞어서 쌓는 흙돌담, 오직 돌만으로 쌓는 돌담이 있다. 흙담·흙돌담은 반드시 위에 짚으로 이엉을 이거나 기와로 덮어서 눈비를 막아야 한다. 그러니까 눈비가 많고 비바람이 무서운 고장에서는 돌담이 아니면 견디기가 어렵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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