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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겨레] 말높이기 / 권재일

등록 2006-11-23 17:21수정 2006-11-23 17:23

말겨레
말에는 같은 표현이라도 정중하고 높이는 표현과 친근하고 편하게 말하는 표현이 있다. 상대를 높이는 정도에 따라 아주 높임, 조금 높임, 낮춤과 같이 몇 단계로 나뉘기도 한다. 우리말은 높이는 단계에 따라 ‘합니다-하오-하네-한다’로 나누기도, ‘해요-해’로 구분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의 자바말도 높임의 단계가 엄격히 구분되는 언어로 유명하다. 높임 단계 따라 낱말이 달라진다. ‘밥’이란 말은 [sega]와 [sekul]로,‘먹다’도 두 단계인 [mangan]와 [neda]로 나뉘어 있어, 우리말에서 ‘밥-진지’,‘먹다-잡수시다’를 구별해 쓰는 것과 같다.

‘집’을 가리킬 때 [omah], [grija], [dalem] 셋을 쓰는데, 각각 낮춤말·중간말·높임말이다. ‘가다’도 [arep], [adjeng], [bade]로, ‘지금’이란 말도 [saiki], [saniki], [samenika]처럼 세 단계로 나뉘어 있다. ‘당신’이란 말은 두 단계로 낮춤말은 [kowe], 중간말·높임말은 [sampejan]이다. 그래서 ‘너는 지금 밥을 먹고 있느냐?’는 말은 높이는 정도에 따라 자바말에서는 세 가지 표현이 가능하다. ‘apa kowe arep mangan sega saiki?’(낮춤), ‘napa sampejan adjeng neda sekul saniki?’(중간), ‘menapa sampejan bade neda sekul samenika?’(높임) 이 정도면 우리말 높임 표현보다 더 복잡한 편이 아닐까?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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