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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뜻말맛] 굴레와 멍에 / 김수업

등록 2006-12-11 17:50

말뜻말맛
자유는 사람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바람이다. 그러나 온전하고 참된 자유는 하느님 홀로 누릴 수 있을 뿐이다. 사람은 몸과 마음에 얽힌 굴레와 멍에 탓에 자유를 누리기가 몹시 어렵다. 가끔 굴레를 벗고 멍에를 풀었을 적에 잠깐씩 맛이나 보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굴레’는 소나 말의 머리에 씌워 목에다 매어놓는 얼개다. 소는 자라면 코뚜레를 꿴다. 고삐를 코뚜레에 매어 굴레 밑으로 넣은 다음 목뒤로 빼내어 뒤에서 사람이 잡고 부린다. 굴레가 고삐를 단단히 붙들어서 소가 부리는 사람의 뜻에 따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말은, 귀 아래로 내려와 콧등까지 이른 굴레의 양쪽 끝에 고삐를 매어서 굴레 밑으로 넣고 목뒤로 빼내어 뒤에서 사람이 잡고 부린다. 굴레가 고삐를 맬 수 있게 하고 움직이지 않게 하여 말이 부리는 사람의 뜻을 거스를 수 없도록 한다. ‘멍에’는 소나 말에게 수레나 쟁기 같은 도구를 끌게 하려고 목에다 메우는 ㅅ꼴의 막대다. 멍에 양쪽 끝에 멍에 줄을 매어서 소나 말의 목에다 단단히 묶어놓고, 수레나 쟁기 같은 도구 양쪽에 매인 줄을 다시 멍에 양쪽에다 매면 소나 말은 이제 도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직 사람이 부리는 대로 도구를 끌고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

소든 말이든 굴레는 씌우고 벗겨야 하고, 멍에는 지우고 풀어야 한다. 멍에는 일을 할 적에만 메었다가 일이 끝나면 풀어서 벗어날 수 있지만, 굴레는 한 번 쓰고 나면 죽을 때까지 자나 깨나 쓰고 있어서 더욱 괴로운 것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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