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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 마을] 그냥커피 / 오탁번

등록 2006-12-19 17:45

옛날다방에서

그냥커피를 마시는 토요일 오후

산자락 옹긋옹긋한 무덤들이

이승보다 더 포근하다

채반에서 첫잠 든 누에가

두잠 석잠 다 자고


섶에 올라 젖빛 고치를 짓듯

옛날다방에서 그냥커피 마시며

저승의 잠이나 푹 자고 싶다

-시집 〈손님〉(황금알)에서

오탁번

1943년 충북 제천 출생

196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아침의 예언> <겨울강> <벙어리장갑> 등

동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한국시협상 등 수상

현재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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