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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 마을] 치자꽃향기 / 박홍점

등록 2007-01-09 17:15

시인의 마을
작년 여름에는

아기 주먹만한 꽃 툭툭 불거져

집안을 채우던 향기

연초에 투가리 같은 아내를 먼저 보내고

하루하루를 치자나무에 걸어두는 노인

살뜰한 남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집요한 눈길 뿌리치지 못했는지

천길 달려와

해거리 하려다 그만두고 딱 한 송이

한평생 무능력을 원망하며

돌아앉아

저 웬수 죽지도 않는다고 푸념하더니

마주보고 앉아 무슨 얘기 나누는 걸까

꽃도 노인도 오금 저리는 오후

-시집 <차가운 식사>(서정시학)에서

박 홍 점

1961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창과를 졸업했다.

2001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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