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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겨레] 형제자매 / 권재일

등록 2007-01-11 16:51

말겨레
한 사회에서 널리 쓰여 그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낱말들을 기초어휘라 한다. 기초어휘에서 대표적인 것이 친족을 부르는 말이다. 그 가운데 형제자매를 일컫는 말을 몇 갈래로 나눠 살펴보자.

말레이말에서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남자든 여자든 형제자매를 일컫는 말은 sudara 하나뿐이다. 그러나 영어에서는 남·여에 따라 brother와 sister로 나뉜다. 나이는 상관없다. 물론 나이의 아래 위를 나타낼 때는 앞에 elder나 younger와 같은 수식어를 붙인다. 그런데 헝가리말은 영어처럼 남녀라는 성별도 기준이 되고, 여기에다 자기보다 손위인지 손아래인지가 또 하나의 기준이 된다. 따라서 헝가리말는 손위 남자, 손아래 남자, 손위 여자, 손아래 여자 넷으로 나뉘어 있어, 각각 baya(형), ocs(제), nene(자), hug(매)라 한다.

우리말은 어떤가? 헝가리말보다 한 가지 기준이 더 있다. 자기가 남자인가 여자인가 하는 기준이 더 있다. 따라서 헝거리말에서 손위 남자를 가리키는 baya를 우리말에서는 자기가 남자면 ‘형’이라 하고, 자기가 여자면 ‘오빠’라 한다. 마찬가지로 헝거리말에서 손위 여자를 가리키는 nene를 우리말에서는 자기가 남자면 ‘누나’라 하고, 자기가 여자면 ‘언니’라 한다. 다만, 우리말에서는 손아래 사람은 묶어서 동생이라 하고 앞말을 붙여 남동생, 여동생(누이동생)으로 표현하는데, 헝거리말에서는 동생도 남녀를 구분한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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