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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 마을] 희망에게 / 유영금

등록 2007-02-06 18:38

시인의 마을
믿지 않는다

네게로부터 버림받았음을

기억하지도 않겠다

나를 놓아 버리던 너의 잔인한 눈빛을

그러나 환장할 것 같은 하늘이 있어

그 하늘 아래서

네 손아귀에 휘둘리던 머리채를 눕히고

너를 기다리겠다


오지 않아도 좋아, 기다리기만 하겠다

기다리기만 하는 것도 유죄라면

무기수라도 괜찮아

구메밥 사발이나 핥다

떠나간 너로부터 서서히 살해되겠다

-시집 〈봄날 불지르다〉(문학세계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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