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논설위원
유레카
많은 학자들은 인류 문명이 이번 세기에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1948~)은 정보 처리 능력으로 볼 때 문명이 6기에 걸쳐 진화한다고 말한다. 정보가 원자구조와 디엔에이에 저장된 1기와 2기, 신경 패턴(뇌)에 있는 3기를 지나 지금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있는 4기에 들어섰다. 50년 안에 다가올 5기에는 우리 뇌에 축적된 지식이 더 크고 빠른 역량과 속도, 지식공유 능력을 갖춘 기술과 융합한다. 상당히 낙관적인 시나리오다.
문제는 에너지에 있다. 에너지 활용 역량에 따라 문명 단계를 처음 나눈 사람은 러시아 물리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셰프(1932~)다. 1단계는 행성에너지를 이용하는 문명으로, 지구에 쏟아지는 에너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그 양은 대략 1경(10의 16제곱) 와트다. 2단계 문명에선 가장 가까운 별의 에너지를 끌어쓰고, 3단계가 되면 은하 속 상당수 별을 식민지화한다. 2·3단계 문명은 각각 이전 단계보다 100억배(10의 10제곱) 많은 에너지를 활용한다.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96)은 지금 우리 문명을 0.7단계로 판정했다. 에너지 활용 역량이 지금보다 1천배 커져야 1단계가 된다.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는 것은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문명의 앞날을 생각해서도 타당하다. 곧 고갈될 석유에 계속 의존해서는 이번 세기 안에 문명의 위기를 맞게 된다. 다행히도 얼마 전 유럽재생가능에너지협회(EREC)는 2050년까지 세계 에너지 수요 절반을 풍력·수력·태양열·조력 등 재생 가능한 청정 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 온난화 문제에 무심한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까지도 앞으로 10년 안에 석유 소비를 20%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국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김지석/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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