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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 마을] 나는 나를 묻는다 / 이영유

등록 2007-02-13 17:29

시인의 마을
가을이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풍성하고 화려했던 언어들은 먼 바다를

찾아가는 시냇물에게 주고,

부서져 흙으로 돌아갈 나뭇잎들에게는

못다 한 사랑을 이름으로 주고,

산기슭 훑는 바람이 사나워질 때쯤,

녹색을 꿈꾸는 나무들에게

소리의 아름다움과


소리의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거친 대지를 뚫고 새싹들이

온 누리에 푸르름의 이름으로 덮일 때쯤

한곳에 숨죽이고 웅크려

나는 나를 묻는다

봄이 언 땅을 녹이며 땅으로부터

올라온다

-유고시집 <나는 나를 묻는다>(문학과지성사)에서

이영유

1950년 서울에서 태어나 건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새> <수업> <의자들> 등 20여 편의 연극을 연출했다.

시집으로 <영종섬 길> <유식한 감정으로 노래하라> <그림자 없는 시대> <홀로 서서 별들을 바라본다> <검객의 칼끝> 등이 있다.

2006년 2월16일 지병으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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